"성 중독-인종 혐오 분리, 터무니 없어" AP "아시아계 성적대상 전락 수치스러운 역사"
아시아계 6명을 포함해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미국 조지아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이후 성적 대상화 피해를 입은 아시아계 여성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용의자가 범행 동기를 혐오 범죄가 아닌 성 중독이라고 진술했지만 결국 인종적인 차별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성적 대상화 피해를 당한 아시아계 여성의 목소리를 담으면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전락시킨 수치스러운 역사의 새롭고 끔찍한 한 장(chapter)”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의 프리랜서 작가이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리왁 딕슨은 “사람들은 내가 필리핀계 여성이어서 성 노동자라거나 가난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이 많은 상사가 성 관계를 제안하며 돈을 지불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 용의자는 성 중독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여성을 성 대상화하는 환상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는 이번 사건은 아시아계 여성이 성희롱이나 모욕을 받았던 일을 상기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아시아계 여성이 이국적이고 순종적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인종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남성들을 견뎌내야 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에런 롱이 성 중독을 범행 이유로 진술했다면서 혐오 범죄와 거리를 두려고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시카고의 아시아계 관련 단체 지부장 그레이스 파이는 이번 범행은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정말 모욕적인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인종학과 교수이자 필리핀계인 캐서린 초이(Choy) 교수는 이번 사건을 인종 혐오 범죄와 분리하는 것은 “아시아계 여성들을 부도덕하고 성적 대상화하는 오랜 고정관념을 반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성 중독과 인종 범죄가 얽혀 있다”며 “인종은 이 대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