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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해조류 부산물 이용해 만든 계란판 등 친환경 제품 생산

입력 | 2021-03-22 03:00:00

마린이노베이션



해조류와 해조류 부산물 등으로 양갱과 계란판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울산 울주군 울산자유무역지역 내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


‘자연에 가치를 더하다.’

울산 울주군 처용산업3길 135 울산자유무역지역 내 ㈜마린이노베이션(대표 차완영)의 경영 슬로건이다. 자연에서 참신한 신소재를 개발해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이 회사의 지상 목표다.

마린이노베이션이 가장 먼저 출시한 제품은 친환경 양갱. 제주도의 청정 바다에서 자란 우뭇가사리를 원료로 생산하는 ‘달하루’란 양갱은 빠른 시간에 탄수화물과 당을 보충해줘 운동 전후 보조식품으로 인기다. 또 젤라틴과 달리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채식주의자(비건)들에게 제격이다. 지난해 1월부터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생하는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의료진에게 달하루를 기부했다. 지난해 8, 10월에는 전남·북 수재민과 울산 아파트 화재 당시 고생한 소방관들에게 이 제품을 보내기도 했다.

해조류와 해조류 부산물 등으로 양갱과 계란판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울산 울주군 울산자유무역지역 내 ㈜마린이노베이션 전경. 마린이노베이션 제공

마린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주력품은 해조류 부산물로 만드는 계란판. 이 제품은 기존 종이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완충효과가 뛰어나 계란을 보다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 달에는 해조류 부산물로 접시를, 7월에는 컵을 ‘자누담’이란 상표로 출시할 계획이다. 해조류 부산물을 이용한 다른 용기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2019년 1월 창업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차 대표는 대기업에서 자원 트레이딩과 수출입 업무를 맡았다. 인도네시아의 회사로 옮긴 뒤에는 동남아 해조류 시장을 보고 무한 발전가능성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2010년부터는 해조류를 이용한 상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보유 중인 30여 개 특허는 차 대표와 직원들이 집념으로 일궈낸 성과물이다.

종이에 사용되는 목재칩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해조류 부산물의 가격은 목재칩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또 해조류를 이용한 제품 생산 시간 역시 기존 목재공정 대비 3분의 1로 공정에 드는 에너지 80%를 절감할 수 있다. 해조류는 분해 기간도 짧다.

박현오 차장은 “화학물질은 자연에서 생분해되려면 50년 이상 소요되지만 해조류 몰드 제품은 90일 이내 자연에서 완전 분해가 이뤄져 사람과 자연에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라고 말했다.

핵심 공정은 해조류와 식물성 원료, 팜과 커피 부산물 등으로 부산물을 분리하고 펄프 및 제지화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뒤 친환경 코팅으로 마무리하면 친환경제품이 완성된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발명 특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정부 5개 부처 장관상을 받았다. 또 SK이노베이션이 5억 원을 투자하는 등 민간기업의 투자금만 12억5000만 원에 이른다. 전체 직원은 16명, 올해 매출 목표는 40억 원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규제 강화와 소비자들의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 확산 등으로 2024년까지 친환경 시장 규모는 3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유럽연합(EU)은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차 대표는 “친환경 제품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장 부지와 우수인력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친환경 관련 사업체를 위한 전용공단 조성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