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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급성 충수염’으로 응급수술받아… 25일 ‘삼성물산 합병’ 첫 재판 연기될듯

입력 | 2021-03-22 03:00:00

복통에 구치소측 종합병원行 권고
李 “특혜 싫다” 거부뒤 충수 터져
재계 “의료진 최소 2주 입원권고”
법무부 “경과 본 후 구치소 이송”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급성충수염(맹장염)으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법무부는 치료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수술 경과를 지켜보면서 서울구치소 이송 시점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은 지난 주말을 앞둔 시점에 소화불량 및 복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에 구치소 내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았고, 구치소 내 의료진이 종합병원에서 치료 받을 것을 권고했지만 이 부회장은 “특혜를 받기 싫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통이 심해진 이 부회장은 결국 서울구치소 지정 병원인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으로 19일 오후 9시경 이송됐다. 이 부회장을 검진한 한림대성심병원 의료진은 충수(蟲垂·맹장 약간 아래 끝에 늘어진 가는 기관)가 터진 것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를 원했지만 의료진이 상급병원인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 받을 것을 권고해 같은 날 오후 11시경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20일 새벽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위중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최소 2주 정도 합병증 우려 등을 감안해 입원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판단한 이 부회장의 상태와 법무부 측 의료진의 판단을 종합해 서울구치소로 이송할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다른 재소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서울구치소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이송되더라도 삼성서울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다른 재소자들 역시 외부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을 경우 통원 치료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올 1월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이 부회장의 응급수술에 따라 재판과 수사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25일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사건의 첫 공판기일이 잡혀 있어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급성충수염으로 인해 재판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공판기일은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프로포폴 투약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한 상태로, 수사심의위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