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은 저주받은 올림픽이다.” 일본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망언’이 실현될까 전전긍긍이다. 올림픽 특수로 국내총생산(GDP)이 2조 엔(약 20조 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1년 연기된 것만으로 총 개최 비용의 40%인 2940억 엔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해외 관중 없이 치르면 2000억 엔에 가까운 손실이 추가된다. 아예 취소될 경우 손실 추산액이 4조 엔이니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동안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개최의 불씨를 살리려 애를 썼다. IOC는 중국과 협력해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중국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안전한 관중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관중 숫자를 달리해 가며 응원에 따른 비말 전파도를 실험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해외 입국도 금지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선수와 관계자들만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해 해외 유학생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일본 국민의 80%는 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원한다.
▷도쿄 올림픽 개최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올림픽은 40년마다 문제가 생긴다’는 40년 주기설이 나온다. 1940년 올림픽이 취소된 데 이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서방이 불참하면서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전쟁과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페어플레이로 인류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올림픽 정신은 그대로였다. 유례없는 팬데믹 와중에 치러지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량으로 세계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