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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앞에서 칼 들고 눈이 돌거나 피 묻은 주사기를 든 모습을 보였어요. 어머니한테 너무 죄송했고 그때 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어요. 마약을 시작한 게 너무 후회되고 중독을 극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경기도 다르크 마약 중독치유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정현진씨(가명·30대)는 이렇게 말하며 자조 모임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재활센터에서 김규리씨(29)도 “저는 원래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추진력도 있는 편이어서 애초에 마약을 안 했으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10대 때부터 마약을 했던 게 너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 역시 교육을 들으며 중독 치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해외에서 처음 마약을 접한 이들이 치료를 결심하기까지
정씨는 약 8년 전 호주에서 대학교에 다니면서 처음 마약을 접했다. 클럽에서 마약을 파는 친구랑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약을 시작했고 이후 매일같이 마약을 하며 지냈다.
대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도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구했다. 호텔 일을 했지만 정신병이 오면서 그만뒀고 머리에 칩이 심겨 있다거나 누군가 자신을 감시한다는 망상이 생겼다.
부모님 앞에서 마약에 취한 모습을 보이면서 심각성을 알고 병원에 갔으며 이후에는 재활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김씨는 10대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아는 언니의 권유로 처음 마약을 했다. 스무 살이 되고 한국에 와서도 필로폰 등 마약을 멈추지 않았다. 가족들이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는 인생이 망가지는걸 원치 않아 재활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자조 모임이나 인문학 교육 도움…가족한테 고마워”
마약에 중독돼 교육이나 치료를 받는 이들은 자조 모임이나 인문학 교육을 통해 조금씩 삶이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씨는 “자조 모임이 도움이 많이 됐다”며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서 조금씩 회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독자들은 가족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마약을 하려고 나가려고 하면 가족들이 머리끄덩이를 잡고 말려줘서 그나마 마약을 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때는 짜증나고 화났는데 돌이켜보면 말려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정씨는 “어머니가 저를 병원에 입원 시켜 주시고 제가 어디 나가면 마약을 할까 봐 아무 데도 못 가게 해주셔서 마약을 안 하고 버틸 수 있었다”며 “지금도 기도나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마약하면 구치소나 정신병원에 무조건 간다…시작도 안 돼”
이들은 호기심으로라도 마약을 시작하면 안 된다고 당부의 말을 건넸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마약을 구매하는 20·30세대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임씨는 “사람들이 호기심으로라도 마약에 손대면 안 된다”며 “마약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코카인, 필로폰 같은 건 절대 일과 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마약을 시작하면 교도소나 정신병원, 시설에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무조건 가게 된다”며 “사람들이 나 같은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씨 역시 “마약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짧고 덧없다”며 “마약을 시작하면 순간은 좋을 수 있는데 한 1년 지나면 뇌 기능도 많이 망가지고 무조건 안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도 “원래 저는 뭐든 경험해보고 알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약은 애초에 시작도 하면 안 되는 것 같다”며 “경험하고 고친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