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1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2~23일 여론조사를 거쳐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 단일화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진은 21일 오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각각 홍익대학교 앞, 금천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방문한 모습. 2021.3.21/뉴스1 © News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일화가 정계개편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오전 나란히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향한 지지를 호소하며, 동시에 ‘정계개편’의 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가 되면 바로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금태섭 등 유능하고 정의로우며 합리적인 중도우파 인사들을 삼고초려 해 명실공히 든든한 개혁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는 야권 지지층을 확장시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후보”라며 “저는 야권의 대통합을 위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 제 한 몸을 바칠 각오”라고 ‘야권 대통합’을 내세웠다.
단일화 여론조사 첫 날부터 두 후보가 ‘정계개편’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번 단일화 선거가 단순히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단일화 결과에 따라 ‘판갈이’ 수준의 대대적인 야권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되는 순간이 정계 개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단일화 결과에 따라 각 후보와 정당이 입장은 엇갈리게 된다. 승리한 측은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반대로 패배한 측은 정치적 토대가 흔들려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우선 오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은 정계개편에서 구심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제1야당의 지위를 갖고 있으면서도 대안정당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존재감과 자존심을 회복하고, 나아가 정계개편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이 경우, 부진한 당내 인사들이 대권 지지율을 재고하는 것은 물론, 대권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국민의힘으로 이끄는 데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반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데 실패한다면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당이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한 억눌렸던 목소리가 폭발하며 계파갈등이 재연될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에 당의 명운이 걸려있다.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국민의힘 위주로 진행되는 정계개편 논의에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안 후보 역시 대선주자에서 서울시장으로 몸값을 낮춘 상황에서 출마가 좌절되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안 후보는 앞선 토론회에서 단일후보에 실패할 경우 대선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민들이 어떤 역할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지 못할 경우 대선출마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야권 관계자는 “첫날 양 후보의 메시지가 ‘정계개편’이라는 점을 보면, 이번 단일화 경선에 임하는 각 당의 자세를 짐작할 수 있다”며 “경선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야권이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