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계수미 기자의 K-푸드 트렌드②
발효연구·포장기술 개발로 성공, 최근 면역력 강화 효과로 주목받아

해외에서 가장 많이 찾는 종가집 ‘맛 김치.’ 종가집은 김치의 맛을 좋게 하는 유산균 연구와 포장 신기술 개발로 ‘한국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서왔다.
이러한 수출 상승세는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집’이 이끌고 있다. 전체 김치 수출액 중 종가집의 비중은 41%를 차지한다. 종가집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5900만 달러로 2016년에 비해 2배 넘게 뛰었다.
종가집 김치를 선두주자로 한국김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김치의 면역력 강화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포장김치 1호, 김치의 세계화 위해 ‘대대로 전해 내려온 손맛을 표준화’

기와를 그려 넣은 종가집 로고.
‘숨쉬는’ 김치의 탄산가스 잡는 포장 신기술 개발에 성공
종가집 김치는 포장 기술로 특허를 받기도 했다. 처음 김치를 상품화하는데 가장 큰 난관은 탄산가스를 잡는 것이었다.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숨쉬는’ 김치의 특성 때문에 탄산가스가 발생해서 포장재가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생겼던 것. 종가집은 1989년 탄산가스를 붙잡아두는 가스흡수제를 김치 포장 안에 넣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치 고유의 맛과 품질에 영향이 없으면서, 포장 형태를 유지하고 유통 과정에서 파손을 막을 수 있는 신기술이었다. 90년 이 기술은 특허 등록이 됐고, 이듬해 업계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했다. 95년에는 전통식품품질 인증마크를 획득하며 세계일류화상품으로도 선정됐다.한편, 종가집은 캔김치를 개발해 통조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비자가 김치를 용기에 따로 옮겨 담지 않아도 되도록 페트(PET)용기를 활용한 포장김치도 내놓았다. 단순한 비닐포장에서 벗어나 편의성을 고려한 페트 포장은 수출로도 확대돼 현재 일본에서는 페트용기 포장김치가 판매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2001년부터 김치유산균 연구,
유통기한 늘이는 천연항균제까지 개발
종가집은 2001년부터 김치 유산균 연구를 시작해 4년 후 ‘류코노스톡 DRC0211’이라는 김치 유산균을 직접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보통 집에서 담가 땅 속에 묻어 숙성시키는 김장김치는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내는데, 문제는 일정 기간이 지나 유산균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김치 맛도 급격히 시어진다는 것이다. 종가집은 여기에 착안해 가장 맛이 좋은 김치에서 500여 종의 유산균을 분리했고, 좋은 맛을 내면서 오래 가는 유산균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유산균을 종가집 김치에 접목해 상품화하기 시작했다.2017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김치유산균 연구를 진행해 발효능력이 뛰어난 ‘김치발효종균 DRC1506’을 개발했다. 이를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종가집김치아이’로 명명하고 특허등록을 했다. 이 발효종균은 저명 학술지인 국제 미생물 계통분류학회지(IJSEM)에도 게재됐으며, 2017년 2월부터 종가집 김치에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유럽, 남미까지 전 세계 40여 개국 진출
국내 포장김치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종가집에서 현재 가장 인기를 모으는 김치는 ‘포기김치’다.
2021년 1월 프랑스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 참가자.
미국 주요 대형마트까지 점포 확대, 현지인 구매 비율 부쩍 늘어
2020년 11월 미국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 기념촬영.
한편, 아시아에서는 중국 현지 종가집 김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코스트코 등 대형 클럽 스토어(회원제 마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고,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판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종가집은 해외 공장도 설립해 글로벌 김치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갖춰나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연운항 신규 공장을 가동해 김치를 현지에서 생산한다. 미국에서도 올해 가동을 목표로 김치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종가집은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마크를 획득하며 김치 수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종가집 관계자는 “앞으로 유대인, 무슬림뿐 아니라 채식주의자, 웰빙을 지향하는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코셔 시장에 김치를 수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계수미 기자 soomee@donga.com
사진/종가집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