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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 NC 미래 안방마님 김형준의 군 입대, “다녀오겠습니다!” [김배중 기자의 핫코너]

입력 | 2021-03-22 17:41:00


21일부터 시범경기가 열리며 ‘야구의 계절’을 알렸다. 하지만 이튿날, 미래를 기약하며 짐을 싼 이들도 있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합격한 선수들은 22일 입대를 위해 논산훈련소로 향했다. NC 미래 안방마님 김형준(22)도 이중 하나다. 김형준은 “약 일주일 동안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퓨처스리그에 돌입한다. 남은 훈련은 시즌 후에 받는단다. 올해도 야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건 매한가지라 (입대한다고) 안 떨린다”고 씩씩하게 입대 소감을 밝혔다.

22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NC 포수 김형준. 동아일보 DB

경찰청 야구단의 해체(2019년) 이후 병역을 치르며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은 상무 야구단이 유일해졌다. 그렇기에 매해 입단 경쟁률이 치열하다. 김형준도 같은 포지션(포수)에서 주효상(24·키움) 등 쟁쟁한 유망주들과 경쟁해야 했다. 김형준은 “(경쟁이 치열해)당연하게 합격할 거란 생각은 못했다.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입대가 조금은 아쉬울 만도 하다. 직전시즌 김형준의 소속팀 NC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했다.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형준 개인도 ‘타율 3할’(0.306·72타수 22안타)을 기록했다. 입대를 미뤘다면 눈을 떴다고 평가받는 타격도 예리해지고 팀의 2연패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김형준은 “(양)의지 선배가 건재하고 (김)태군이 형도 있어 현실적으로 기회가 자주 주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입대)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대 일주일 전까지 창원에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김형준은 “단점을 지우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수비가 안정적이다’라는 평가를 받던 김형준은 “어느 순간부터 블로킹이 잘 안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타격 감을 잘 유지하고, 블로킹에서도 좀 더 여유를 찾고 나면 전역 이후에 주어진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무에서도 열심히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팀의 창단 첫 우승에 대해 김형준은 “꿈같다”고 표현했다.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양의지(34)에 대해서도 “두산 타자들이 KS에서 하이패스트볼에 대체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투수에게 계속 빠른 볼을 던지라는 사인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의지 형은 집요하게 두산 타자들의 약점을 파고들며 기를 꺾었다. 배워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에게 양의지가 6차전 승부처(8회)에서 양의지가 공이 빠른 송명기의 등판을 건의한 부분도 배워야할 부분으로 꼽는다. 선수가 감독에게 ‘작전’을 건의하는 건 경기템포가 빠르고 작전타임이 잦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집단지성이 필요한 농구에서는 흔히 볼만한 모습이지만 야구에서는 흔치 않다. 김형준은 “그만큼 우리 팀 투수와 상대팀 타자들을 꿰뚫고 있었다는 의미다. 놀랐지만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정된 수비력에 최근 타격에도 눈을 떠 ‘포스트 양의지’로 각광받고 있는 김형준은 “상무 야구단에서 스스로 생각한 단점들을 지워가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DB

지난해 초 김형준은 본보 기자에게 “방망이가 잘 안 맞는다”고 털어놨다. 2019시즌 타율 0.224로 신인 시즌인 2018시즌(0.160) 때보다 올랐지만 ‘잘 친다’는 소리를 듣기에 많이 부족한 수치였다. 여러 말 않고 “꼭 보완 하겠다”고 다짐한 김형준은 제한된 기회를 받으면서도 타율 3할을 자신의 2020시즌 커리어에 남겼다. 1년 6개월 뒤 프로무대로 돌아올 김형준은 스스로에게 수비, 타자와의 수 싸움 등 좀 더 많은 과제를 던졌다. 부족하다고 자각하면 고치고야 마는 성격이라 전역 후 김형준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