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층(18만 원)에 사람 있어요, (주가를 올리게) 구조대 좀 보내주세요.”
22일 SK바이오사이언스 주주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하루 종일 ‘소리 없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18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르고 상한가)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코스피에 입성한 뒤 2거래일간 큰 폭의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사상 최대’ 기록을 연달아 갈아 치우고 있지만 상장 후엔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전강후약’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늘고 있어 공모주에 투자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따상’ 직후 하락한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2021.3.18/뉴스1
상장 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추가로 매도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후 이틀간 외국인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1615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기관도 443억 원어치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224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주가가 하락했어도 여전히 시초가(13만 원)보다는 높다. 공모주만 받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100% 이상 수익구간에 있다. 반면 주가 상승세가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상장 이후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한 투자자는 “상한가 한 번만 더 먹고 팔자는 생각으로 상장 첫날 추가 매수에 들어갔다가 손실구간에 접어들었다”며 “행복회로가 가동을 멈춰버렸다. 시장이 참 무섭다”고 말했다.
● 공모주 주가 패턴 반복, 주의해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가격이 공모주 주관사가 제시한 희망가격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기업의 14.3%는 지난해 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강한 유동성이 뒷받침될 때 항상 고평가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으니 공모주 투자에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