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GreenAction!]재택근무 영향 인터넷 쇼핑 늘어 택배상자 등 종이 폐기물 25% 급증 플라스틱 19%-비닐 9% 늘어나… 재활용 업체 “폐기물 보관 한계” 정부, ‘脫플라스틱’ 대책 나서… 업체들도 세제 리필 등 동참 확산
#장면2. 주부 임모 씨(40)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형마트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 대신 일주일에 한두 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장을 본다. 배송 때마다 대형 종이박스와 커다란 비닐,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 아이스팩 등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힘들게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마트에 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집콕’ 생활과 비대면 소비가 쓰레기 폭증으로 이어졌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배출된 종이 폐기물(일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24.8%나 늘었다. 택배 등 각종 상자가 대부분이다. 플라스틱도 같은 기간 18.9% 증가했다. 각종 페트병과 배달음식을 담는 용기 등이다. 완충재 기능을 하는 스티로폼 같은 발포수지는 14.4%, 포장용으로 많이 쓰이는 비닐도 9.0%나 늘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용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쓰레기도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가에서 수거해 공공선별시설에서 처리한 폐기물을 종합한 것이다.
유일하게 줄어든 건 음식물 폐기물이다. 지난해 하루 배출량이 1만856t이다. 2019년(1만1067t)보다 1.9% 줄었다.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단체 급식이 중단되고 식당 영업이 제한된 탓이다.
문제는 플라스틱이다. 재활용 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배출되면서 보관조차 힘든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재활용 선별업체 대표는 “예년에는 하루에 150t 정도를 선별했는데 지난해에는 하루 170∼180t씩, 명절에는 220∼230t씩 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석 무렵에는 폐기물 수거 지연까지 우려돼 환경부가 나서서 지방자치단체별로 임시장소까지 마련토록 했다.
‘코로나 쓰레기’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해 9월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과 12월 ‘탈(脫)플라스틱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비닐봉투 금지 매장을 확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기업도 바뀌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등 생수업계는 지난해부터 투명 페트병을 만들고 일부는 라벨도 없앴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일부 매장에는 세제 리필 센터가 들어섰다.
조지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자원순환연구실장은 “제품 설계 때부터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한 재질과 구조로 만들고 플라스틱 대체 재질도 개발해야 한다”며 “석유에서 새 플라스틱을 추출하는 것보다 이미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생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에도 이롭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