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임박하면서 진영 대결…보수 吳로 결집"
"김종인 매직…중도 개미보다 정당 조직의 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오 후보의 단일화 승리에 대해 보수의 결집이 이끈 결과로 풀이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후보는 경쟁력과 적합도 등을 포함한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의 승리는 정치권 누구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 후보는 당초 국민의힘 본경선 전에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보다 저평가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에서 득표율 41.64%를 얻어 1위를 차지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만약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했을 때 범야권에서 다음 중 어떤 후보가 나서야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경쟁력 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40.5%, 안 후보 37.5%로 나타났다. 적합도 조사는 오 후보, 경쟁력 조사는 안 후보가 유리하다는 상식이 깨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속돼 단일화 막판까지 이어졌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가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21일 공표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오 후보는 34.4%, 안 후보는 34.3%로 0.1%포인트차로 오차범위(±3.1%p) 내에서 앞섰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에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냐’고 묻는 경쟁력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오세훈 후보가 39.0%, 안철수 후보가 37.3%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전날(22일) 공표된 JTBC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오 후보가 35.5%, 안 후보가 31.2%로 오차범위 내(±3.1%p)에서 우위를 보였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28.0%로 안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조직력 차이도 일부 있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각 진영으로 결집했고, 보수층이 오 후보로 결집한 결과”라고 했다. 또 당초 예상보다 단일화 여론조사가 빠르게 마감된 것을 두고 “보수 유권자들의 응답률도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오 후보는 일관되게 여론조사에서 상승세였다. 후보등록일(지난 19일) 전에 여론조사를 했으면 상대적으로 경쟁력 면에서는 안 후보가 우위였을 것”이라며 “선거가 임박하고 양 진영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차이가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김종인의 매직이라고 본다”며 “이번 선거뿐 아니라 차기 대선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중심의 선거여야 하고,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발현하기 위해서 오 후보가 돼야 하지 않냐는 컨센서스가 보수층에서 작동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의 집결력과 응징력, 조직력 등을 오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꼽으며, “적합도를 늘 앞섰던 오 후보가 경쟁력까지 안 후보에 앞선 것은 그만큼 응집력이 높았던 것이고, ‘중도 개미’보다 결국 정당 조직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 가슴 한켠에 자리한 무거운 돌덩이를 이제 조금은 걷어내고 다시 뛰는 서울시로 보답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성원해달라”며 “분노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선택해 준 여러분의 마음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위대한 시민의 선택의 날”이라며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승리를 가져오겠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의 새로운 출발,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