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
게티이미지코리아
《금융권에선 최근 1980대 이후 출생한 이른바 MZ(밀레니얼+Z)세대 유치 전쟁이 한창이다. M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자산이 적어 당장 회사의 주력 고객층이 되지는 못하지만 미래 주요 고객으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가 MZ세대를 잡기 위한 방안은 다양하다. 푼돈으로 투자하는 소액 투자부터 동영상에 익숙한 이들을 위한 영상 홍보, 신발이나 그림에 투자하는 이색 투자 상품, 게임 등 MZ세대의 관심 분야와 접목한 금융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첫 자산관리부터 소액 미술품 투자까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KB마이핏 통장’과 ‘KB마이핏 적금’을 선보였다. KB마이핏 통장은 만 18세 이상, 만 38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입출금이 자유롭다. 이 통장의 특징은 하나의 통장을 관리 목적에 따라 기본비, 생활비, 비상금으로 분리해 관리하는 ‘쪼개기’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비상금으로 분리된 금액은 최대 200만 원까지 연 1.5% 금리를 제공한다.
KB마이핏 적금은 만 18세 이상, 만 38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다. 매월 1000원 이상, 50만 원 이하 금액을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7%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 마이핏 상품은 카드 상품 2종과 함께 MZ세대 취향을 겨냥한 ‘나에게 딱 맞는 금융’이라는 개념으로 설계됐다”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고가의 미술품이나 한정판 스니커즈 등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MZ세대가 고가 미술품 소유권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겨냥한 것이다. 한정판을 구매해 웃돈을 얹어 되파는 재테크에 익숙한 점도 고려됐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공동구매 상품이 공개되며 1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고액의 그림 지분을 조각내 한 조각당 1000원을 주고 구매하는 셈이다. 이 그림이 향후 경매를 통해 팔리면 그 수익을 지분대로 나눠 갖는다. 지난달 23일 올라온 일본 작가 매드사키 그림의 지분 매각은 불과 2분 만에 ‘완판’됐다. 지분을 매입한 대학생 김모 씨(23)는 “평소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 올라왔고 그림을 완전히 소유하지 못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투자했다”라며 “향후 그림이 팔리면 이에 대한 이익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유튜브 등 MZ세대 문화에 뛰어든 금융회사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의 e스포츠 기업인 T1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T1 소속 선수들의 자산관리 전담팀을 만들고 개인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김경호 하나은행 디지털금융사업본부장은 “T1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T1 팬들을 위한 전용 금융 상품뿐만 아니라 T1 선수들을 위한 자산관리, 상해 보험 등 토탈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했다.
시중은행 외에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도 MZ세대를 겨냥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자사 브랜드 캐릭터인 ‘읏맨’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구독자 수가 37만 명을 넘어섰다. OK저축은행은 이 채널을 단순한 회사 홍보 및 금융상품 소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웹툰, 패러디 등 웃음을 유발하는 콘텐츠로 구성해 회사 이미지를 젊게 각인시키고 있다.
수협은행도 이달 18일 유튜브 채널을 개편하고 웹드라마 형식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또 수협은행 대학생 홍보대사 활동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유튜브 채널 안에 별도 항목을 만들어 MZ세대 끌어들이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