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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차 타는 부모 부끄럽지?”…부산서 맥라렌 이어 벤츠 막말 논란

입력 | 2021-03-24 11:41:00


부산에서 차량 운행 중 시비가 붙은 사연이 잇따라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뜨겁다. 차량 운전자끼리 욕설과 막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를 목격한 아이들이 고통을 받는다는 주장에 누리꾼들이 공분하고 있다.

23일 온라인 한 커뮤니티에는 ‘해운대 맥라렌 글 보고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생 두 아이가 있다는 A 씨는 “내가 처한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많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신랑과 아이들을 태워 운전을 하던 중 벤츠 차량과 시비가 붙었는데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들어 아이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A 씨가 쓴 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부산 연제구 한 마트 앞 골목에서 탑차가 물건을 내리는 중에 맞은편에서 벤츠가 접근했다. 벤츠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 듯해 주변을 보고 서행을 했는데 갑자기 벤츠가 경적을 울리며 창문을 내리더니 ‘야 차 빼’라고 반말을 했다. 젊은 사람이 반말을 하는데 화가 난 A 씨 남편이 “뭐 이 XX야”라고 화를 내자 시비가 붙었다는 것. A 씨는 “싸움이 나자 동승자 세 명까지 모두 내려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하기 시작했다.

벤츠 운전자의 여자친구는 ‘어디서 이런 거지 차를 끌고 와서 XX이냐. 내 차 부러워서 그러는 거냐. 거지XX야. 우리는 능력이 돼서 이 나이에도 이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너네는 나이 처먹고 능력이 안 되니 이런 똥차나 끌고 다닌다’는 등 폭언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또 아이들에게 “얘들아 잘 보고 똑같이 커라. 너네 엄마, 아빠 둘 다 정상이 아니다. 너네도 엄마 아빠 부끄럽지?”라며 모욕적인 조롱을 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아이들이 일을 겪은 뒤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들이 ‘우리 차가 왜 거지 차냐. 우리한테는 추억이 많다’고 물으며 자다가 울면서 깬다. 심지어 문을 닫는 과정에서 사이드미러도 부쉈다”고 호소했다

A 씨는 부산 연제경찰서에 아동복지법위반, 모욕 혐의 등으로 벤츠 차량 차주와 일행을 고소했다. 벤츠 차량 측도 A 씨를 모욕 등 혐의로 맞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부산 해운대구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B 씨는 21일 같은 사이트에 “13일 오후 7시경 아내와 아이 셋을 태우고 귀가하던 중 해운대구 송정동 도로에서 맥라렌 차량과 시비가 붙었다”며 “골목길에서 빠른 속도로 굉음 울리며 제 차량 앞으로 급정차하며 끼어들더니 ‘똥차가 어디서 끼어드냐’는 등 모욕적인 말과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맥라렌 차주가 썬루프 사이로 ‘니네 아버지 거지다.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라는 등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고 덧붙였다.

두 차주는 당일 인근 지구대에서 서로 화해한 뒤 헤어졌다. 하지만 B 씨는 아이들이 심리적 고통을 겪자 고소장을 접수했고 맥라렌 차주 역시 맞고소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먼저 욕설을 들었다며 항변하던 맥라렌 차주는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혀야겠다는 고의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고, 당시 화가 나 가족 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