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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4대 금융지주 주총 시즌… 이사 재선임 주목

입력 | 2021-03-25 03:00:00

25일 신한, 26일 KB-하나-우리 주총




25일부터 열리는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가 일부 금융사의 이사 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직 안정을 위해 이사진 교체를 최소화하려던 금융그룹들의 행보에 제동을 건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25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26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당초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6명 중 22명가량이 재선임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는 금융사들의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투자 손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내고 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23일 제10차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건 등 8개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이사 선임안 6건 중 5건(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 정찬형)에 반대 의견을 냈다. 수탁위는 “DLF 불완전 판매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DLF 사태 이후인 지난해 3월 등기임원이 된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에만 유일하게 찬성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신한·KB금융의 이사 선임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내기로 했다. 라임 사태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은 점을 참작한 것이다. 수탁위는 “라임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업 가치 훼손과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의 1차 판단이 진행 중인 것을 고려해 찬성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1년 한국 4대 금융지주에 대한 ‘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낸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도 우리금융 이사들의 재선임에 대해 반대 의결 권고를 내놨다. ISS는 “우리금융은 DLF 사태 이후 라임펀드에 대한 감독 부재 문제가 또 발생했다. 이사회의 관리 부족 등을 고려해 이사 연임 반대를 권고한다”고 했다.

ISS는 신한금융의 이사 선임 안건도 문제 삼았다. 기타 비상무 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6명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ISS는 “심의가 진행 중인 라임펀드 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ISS는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 연임 등 주요 안건에는 찬성을 권고했다.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가 목소리를 내면서 대부분이 연임할 것으로 전망됐던 금융지주 이사들의 선임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권은 대체로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문사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자문사가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해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은 데다 주주들이 이미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결과를 보면 찬성 의견이 많아 현재 다수 주주의 의결권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에도 국민연금과 ISS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 반대 입장을 냈지만 다른 주주들이 찬성하며 조 회장과 손 회장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