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지난해 3월 이후 프랑스에서는 전국적으로 1개월간의 외출 금지령이 두 차례 발동됐고 현재 레스토랑과 카페에 앉아 먹는 것이 금지돼 있다. 프랑스 전체 레스토랑 중 10∼20%만이 테이크아웃을 위해 문을 열고 있는 실정. 그와 달리 반사이익을 얻게 돼 전년 대비 매출이 성장한 산업이 있으니 바로 배달 음식 플랫폼이다. ‘우버 잇’은 외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큰 어려움을 겪다가 배달 음식 시장이 살아나면서 업계 1위로 확고히 올라섰고 딜리버루, 저스트잇 등 배달 전문 플랫폼들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북인 미슐랭 가이드북에 이름을 올린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들이 배달 서비스에 동참하게 된 것은 실리가 자존심을 이긴 결과라 볼 수 있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알랭 뒤카스 그룹에서는 ‘알랭 뒤카스 셰 무아’를 론칭하면서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고, 파리를 대표하는 여성 스타 셰프인 엘렌 다로즈의 레스토랑인 조이아도 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투르 다르장 역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배달 음식을 내놓아 제대로 된 파인 다이닝에 목말라하는 파리지앵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레스토랑들의 배달 서비스는 서울 면적의 6분의 1인 파리 내에서 대부분 가능하며 배달된 음식을 맛있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온도와 시간을 알려주는 세심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