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걸 LF 회장.© News1
구본걸 LF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2006년 11월 대표이사에 오른지 14년 4개월만이다.
26일 LF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단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매출 1조 돌파, 사업 다각화로 미래성장 동력 마련
LF는 구 회장이 2016년 11월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구 회장은 지난 2000년대 LG패션 당시 7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1조원대로 올려 놓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에는 온라인 매출 활성화 및 유통구조 다변화를 위해 패션 온라인몰 전문기업 트라이씨클을 인수했다. 또 프랑스 뷰티 브랜드인 ‘불리 1803’의 국내 전개를 통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헤지스 맨 룰 429’와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식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해외 식자재 유통회사 모노링크와 구르메 에프앤드비코리아도 인수했다. 2019년에는 의식주를 아우르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3위의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바 있다.
LF 관계자는 “구 회장은 26일부로 LF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LF가 전사차원에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필요한 패션 외 신사업들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라푸마 철수, 가장 뼈 아파”
앞서 구 회장은 대표이사직 사임 직전 열린 ‘제 15기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를 끝으로 국내 영업을 종료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언급했다. 구 대표는 라푸마 철수를 두고 “뼈아프게 생각한다.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을 것을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규모 M&A(인수합병) 가능성도 내비쳤다. 구 회장은 M&A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얼마든지 흑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F는 라이프스타일 회사다. 하지만 국내에서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크지 않다”며 “이에 소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회사마다 방침이 다른데, LF는 투자를 해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방향이다. 단 절대적으로 투자금액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Δ메가 브랜드 직중 육성 전략 Δ유통 채널별 효율성 극대화 Δ사업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점검 및 사업 다각화 등 세가지 중점 추진 사항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상정된 네 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연결재무제표 및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으며, 구 회장과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처리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