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상 수상작 등 SF걸작 모아… 1권에는 대중적 최신작 15편
2권엔 실험적 단편 12편 엮어내… ‘유전자 조작’ 자선사업 이야기
AR기술의 폐해 다룬 작품 눈길

에스에프널 시리즈에 단편을 실은 유명 SF 작가 S L 황, 켄 리우, 테드 창, N K 제미신(왼쪽 사진부터). 황과 제미신의 단편은 지난해 휴고상을 수상했고, 리우와 창의 단편은 로커스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사진 출처 각 작가 웹사이트

에스에프널 2021 Vol.1/S L 황 외 14명 지음·김상훈 외 3명 옮김/480쪽·1만7000원·허블
휴고상 수상작 등 미국 공상과학(SF) 수작을 모아 매년 발행하는 ‘올해의 SF 걸작선(The Year‘s Best Science Fiction)’ 2020년판 1·2권이 번역돼 나왔다. 1권 첫 번째 수록작인 ‘내 마지막 기억 삼아’에는 미래 기술과 이를 다루는 새로운 정치체가 등장하지만, 지금의 세계 시민들이 풀어야 할 고민과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다. 1권에는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최신 SF 단편소설 15편이 담겼다.
켄 리우는 ‘추모와 기도’에서 증강현실(AR)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가 총기 난사 사건을 추모하는 방식을 그렸다. 총에 맞아 숨진 소녀 ‘헤일리’는 AR 기술로 살아 돌아온 것처럼 재현돼 총기 규제 완화론자들의 도구로 활용된다. 그러나 반대 세력이 득세하며 헤일리의 모습은 훼손되고 조롱을 당한다. 사진보다 선명한 AR 기술에 위로받은 유족들이 가상현실에서 온전한 헤일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심리적 피해를 입은 뒤였다.
에스에프널 2021 Vol.2/N K 제미신 외 11명 지음·장성주 외 2명 옮김/488쪽·1만7000원·허블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