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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더딘 국가, 확진자 급증세… 접종률 낮은 한국도 ‘불안’

입력 | 2021-03-29 03:00:00

[코로나19]
브라질 접종률 6%… 하루 8만명 감염
10%대 獨-佛도 감염 늘어 추가봉쇄… 변이 확산 겹쳐 ‘팬데믹 양극화’
‘백신 자국 우선주의’ 더 심해질듯… 한국, 한달째 백신접종률 1.6%
접종 차질 생기면 4차유행 우려




27일(현지 시간) 하루 브라질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진자가 8만3039명이 나왔다. 이틀 전에는 9만7586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고 가장 많았다. ‘최악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이제 시작’이라는 절망적 관측이 현지에서 나온다. 유럽도 비상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27일로 나란히 백신 접종 3개월을 맞았다. 하지만 확진자가 줄기는커녕 계속 늘어나면서 추가 봉쇄에 나섰다.

공교롭게 이들 국가의 백신 접종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월 18일 시작한 브라질의 접종률은 6.1%,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10.3%와 10.6%다. 영국(43.2%)의 4분의 1 수준이다. 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방역조치가 반발에 부딪히며 다시 팬데믹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각국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자국 우선주의’도 심해지는 분위기다. 손에 쥔 백신 물량은 적고, 방역 피로도가 높아진 한국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 백신 접종 속도에 엇갈린 ‘2021 팬데믹’

인도 상황도 비슷하다. 1월 16일 접종을 시작했지만 비율은 3.6%로 브라질보다 낮다. 2월 초 1만 명대였던 인도의 하루 확진자는 최근 6만 명대로 폭증했다.

영국 상황은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 8일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25일(현지 시간) 기준 접종률은 43.9%다. 접종 초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올해 초 5만 명을 웃돌았지만 최근 5000명대 이하로까지 떨어졌다. 미국은 여전히 누적 확진자(약 3091만 명)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대규모 접종 덕분에 1월 말 이후 사망자와 확진자가 줄었다. 1월 초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기도 했으나 최근 6만 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사망자도 하루 5000명에서 1000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26일 현재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26.8%다. 접종률 60%를 넘긴 이스라엘은 확진자 수가 500명대 수준이다.

○ 예측보다 무서운 변이… ‘백신 방심’도 독(毒)

코로나19 재확산을 불러온 건 더딘 접종 속도 탓이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 영향도 크다. 브라질 상파울루대가 확진자 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에 해당하는 47명이 ‘P.1.’으로 불리는 북부 아마조나스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브라질 27개 주 가운데 최소 20개 주에서 발생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는 백신 접종 속도보다 빠르다. 남미 칠레의 접종률은 세계 3위(33.3%). 하지만 27일 하루 확진자 수는 7592명이었다. 이전 최고치(지난해 6월 14일, 8122명)에 육박했다. 칠레는 7개월 만에 수도 산티아고를 포함해 여러 지역을 재봉쇄했다. 접종 시작 후 흐트러진 방역의식도 무시할 수 없다. 영국과 이스라엘 모두 접종 초반 확진자 수가 늘었다. 접종과 함께 적절한 방역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방심이 확산세를 키울 수 있다.

○ ‘백신 확보전’ 가열… 접종률 낮은 한국도 불안

새로운 팬데믹 상황은 ‘백신 국수주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세계의 백신공장’으로 불리는 인도는 최근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원재료 부족으로 유럽연합(EU)과의 공급 계약 체결을 일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한 달을 막 넘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1.6%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2분기(4∼6월) 백신 도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4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최대한 백신을 확보해 빠른 시간 내에 접종하는 것이 방법이지만 ‘백신 국수주의’로 인해 당장은 힘든 상황”이라며 “방역수칙을 최대한 준수하며 감염자를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조유라·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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