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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을 도웁시다”

입력 | 2021-03-30 03:00:00

“6월항쟁 등 한국 민주화 떠올린다”
43개 시민단체 ‘부산네트워크’ 결성
시민들도 SNS 이용해 응원 가세



17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미얀마 민주항쟁연대 부산네트워크’를 결성하고 발대식을 열고 있다. 노동인권연대 제공


부산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을 응원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인권 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지 단체가 출범한 데 이어 북구의 한 카페에서 시작된 응원 캠페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최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선 “현재 미얀마의 상황은 3·15의거,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우리의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사단법인 노동인권연대, 이주민과함께 등 지역 43개 시민사회단체는 ‘미얀마 민주항쟁연대 부산네트워크’를 결성한 뒤 발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부산에 거주하는 미얀마 유학생과 이주 노동자도 참석했다. 이들은 “미얀마 군부는 자유와 평등을 되찾으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있다. 희생된 시민들을 추모하며 불복종 운동과 연대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네트워크는 미얀마 실상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토론회, 지원 모금활동 등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이들은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2013년 양곤시와 체결한 자매결연을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구·군의회가 나서 미얀마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줄 것도 요구했다. 부산네트워크가 28일 부산역에서 마련한 ‘미얀마 군사쿠데타 종식과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캠페인’에는 4월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손상우 미래당 후보와 배준현 민생당 후보 등도 참석해 지지를 보냈다.

대학도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 미얀마 관련 학과가 있는 부산외국어대 교수들도 18일 학내에서 집회를 열고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즉각 중지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주로 SNS를 활용해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고 있다. 그중 북구 덕천동에서 3년째 카페 ‘홍지컴퍼니’를 운영하는 홍지영 씨가 시작한 ‘컵홀더 연대’ 캠페인에 대한 호응이 뜨겁다. 홍 씨는 이달 초부터 손님이 주문한 커피 컵홀더에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합니다’ ‘STAND WITH MYANMAR’ ‘You are not alone MYANMAR’ 등의 문구를 캘리그래피로 쓴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런 홍 씨의 게시물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현지에서 이를 본 미얀마 시민들도 감사의 댓글을 달고 있다. 부산 안팎에서 일부러 홍 씨 카페를 찾아 컵홀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시민들도 점차 늘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의 반인도적 만행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45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총기 난사로 어린이와 시위대를 치료하던 간호사 등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