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채용]경력자 구하기 어렵자 방식 변경
“개발자가 없으면 키워서라도 쓰겠다.”
정보기술(IT) 업계가 공개채용 횟수를 늘리고 신규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는 등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은 시장에서 검증된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을 해왔지만 개발자 공급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신입을 뽑아서 키우는 방식’으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네이버는 올해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개발자 900여 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600여 명을 채용한 지난해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연 1회 실시하던 신입 공채는 상·하반기 연 2회로 확대하고 당장 4월부터 상반기 공채에 돌입한다.
황순배 네이버 채용담당 책임리더는 “정기적인 공채 기회를 늘려 수시 채용의 예측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될성부른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다양한 인재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신입 공채를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개발자 확보에 나선 것은 올해 대대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개발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비스 차별화 핵심인 플랫폼 보완, 데이터 분석 및 해석, 인공지능(AI) 활용 등에서 개발자가 필요한데 시장에서의 공급은 부족한 상태여서 잠재적 개발 인력까지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개발자 ‘채용 총공세’는 IT 업계 전반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추세다. 카카오는 채용 전환이 가능한 인턴을 다음 달 채용한다. 하반기에는 공채를 진행하며 경력은 수시로 뽑는 등 ‘스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대대적으로 채용 시스템을 바꿔 내달 발표할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개발자 비중이 90%가 넘는다”며 “양과 질 모두 신경 썼다”며 이를 예고했다.
2000명이 넘는 IT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도 이달 초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다시 대규모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채용 범위는 물류와 정보보안, 광고 및 마케팅 분야를 비롯해 핀테크(쿠팡페이)와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서비스 고도화 등 모든 사업 분야에 걸쳐 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제조업도 디지털화되면서 기존 산업에도 개발자가 흘러들어가야 하는데 절대적으로 숫자가 부족하다”며 “정부와 대학이 배출 인력을 늘리고 산학 협력을 확대하는 등 양성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모 mo@donga.com·황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