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개편
세시풍속 자료 700점 선보여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개편한 상설전시관에 선보인 수영복과 빙수기계, 아이스케키통 등 뉴트로 전시품. 근현대를 아우르는 여름철 풍속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이 상설전시관 ‘한국인의 1년’을 20일 선보였다. 계절별 생활상을 선보인 기존 ‘한국인의 일상’ 전시를 지난해 5월부터 개편해 약 10개월에 걸쳐 리모델링했다. 농사 중심의 24절기에 치중한 기존 전시관과 달리 세시풍속을 중심으로 전시를 다시 꾸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뉴트로 전시품들이다. 박물관은 이번 개편에서 20세기 생활상을 적극 반영했다. 봄 파트에는 예전 콜라병과 팔레트, 소풍가방을, 여름 파트에는 빙수기, 변산해수욕장 개장 포스터, 아이스케키통 등을 전시했다. 겨울 파트에는 연탄 난로와 크리스마스 엽서를 선보였다.
이런 시도는 박물관의 새로운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올 1월 취임한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뉴트로나 레트로처럼 밀레니얼 세대도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문화 현상을 찾아내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민속학을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 같은 과거 시점으로 한정 지을 게 아니다. 지금의 현상도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달력인 ‘경진년대통력’(보물 제1319호)은 겨울 파트의 동지책력(동짓날 새해 달력을 주고받는 풍습)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임진왜란 이전 역서로는 유일한 이 달력은 조선시대 역법과 활자연구에 있어서 핵심 자료다. 현장 조사를 통해 강원 홍천군에서 수집한 겨리쟁기(소 두 마리가 끄는 전통 쟁기)도 소개됐다. 이 밖에도 각종 사진과 영상, 전시품 등 700여 점이 전시됐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