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3-0으로 흥국생명 제압
3차전 1, 2세트 얻고 3, 4세트 내줘… 5세트 이소영 맹활약에 승부 끝내
김연경 선전에도 흥국생명 분패, 1년 계약 마쳐 유럽행 가능성도

프로배구 여자부 최초로 ‘트레블’(한 시즌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프전 동시 석권) 대업을 달성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공동 MVP를 수상한 이소영(왼쪽), 러츠(오른쪽에서 두 번째), 한수지 등이 30일 우승컵과 우승 상금 팻말 등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3차전에서 흥국생명에 3-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뉴스1

30일 막을 내린 2020∼2021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위의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팀워크의 팀’ GS칼텍스가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버티는 흥국생명을 꺾고 여자부 최초로 ‘트레블’(한 시즌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프전 동시 석권) 대업을 달성했다. GS칼텍스는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3-2(25-23, 25-22, 19-25, 17-25, 15-7)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으로 2013∼2014시즌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최종 5세트에 GS칼텍스의 두꺼운 선수층이 되살아났다. 강소휘의 교체 선수로 투입된 유서연(22)에 이날 부진했던 이소영(27)마저 살아나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4-0까지 달아난 GS칼텍스는 14-7에서 외국인 선수 러츠(27)가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러츠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7득점(공격성공률 44.15%)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주장 이소영은 5세트에만 6득점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 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11표씩을 받으며 처음으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공동 수상했다. 두 선수 모두 상금 500만 원씩을 받았다.
월드 스타 김연경에 시즌 도중 과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등이 있었던 흥국생명이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팀이었다면 GS칼텍스는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였다. 2016∼2017시즌 도중 세화여고 감독을 맡고 있던 차상현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한 GS칼텍스는 이소영, 강소휘 등 당시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체질을 개선했다. “훈련량을 믿고 경기를 준비한다”고 말하는 차 감독은 훈련은 엄격하게 진행하면서도 이외 시간에는 선수단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선수들의 믿음을 쌓아 나갔다. 차 감독의 부임 첫 시즌 5위를 했던 GS칼텍스는 이후 5시즌 동안 매년 순위를 한 계단씩 끌어올리며 올 시즌 결국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뒤 챔프전 정상에 섰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7득점(성공률 52.17%)으로 분전했지만 시리즈 통틀어 두 세트를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흥국생명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눈 김연경은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마친 김연경은 현재 유럽 구단 등의 러브 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