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요양병원·요양시설 환자·입소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된 23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2021.3.23 © News1
2차 접종용 백신을 1차용으로 앞당겨 사용하는 것은 정부가 택하기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사태로 2차 접종용 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예방접종 사업 자체가 어긋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자칫 ‘11월 집단면역’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코백스 AZ백신 공급 3주 지연…예방접종대응추진단 “2분기 접종 차질 없다”
코백스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일정은 4월 3주차로 연기됐고, 해당 기간에 공급하는 물량도 43만2000회분(21만6000명분)으로 축소됐다. 저소득 국가에 배분할 예정인 인도세럼연구소 생산 물량의 공급 일정이 지연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른 국가에 배정된 물량을 대신 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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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 단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간격이 12주일에 가까울수록 효과가 더 좋다는 발표가 있어 접종 기간을 길게 조정할 예정”이라며 “2차 접종 주기를 지킬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도록 접종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차 접종 만으로 70% 면역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1회 접종을 확대해 집단면역 형성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백신의 공급 일정이 변경됐지만 2분기 접종 계획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일부 (백신의)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확정되면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2분기 백신 공급 차질 빚으면 집단면역도 흔들…당국 수출제한에는 선 그어
지난 3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동작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안전 수송 관계자들이 화이자 백신을 옮기고 있다. 이날 도착한 백신은 다음달 1일 75세 이상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접종할 계획이다. (동작구 제공) 2021.3.30
당국은 백신 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선을 긋고 있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접종 간격을 지키지 못하고 백신을 투약해도 예방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오는 11월 집단면역 목표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정부들은 백신 반출을 속속 통제하고 있다. 백신 부족 사태를 겪는 유럽은 수출허가제 등을 이용해 유럽 대륙에서 생산한 백신은 허가를 받고 수출하도록 관리 중이다. 인도는 최근 ‘수출 중단’을 발표했다.
이런 해외 사례를 고려해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 수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검토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 이미지도 지키고 백신 수급도 자신이 있다는 것인데, 실제 그 계획을 실현할지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정유진 추진단 백신도입팀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수출 제한 조치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받을 수 있는 영향, 다른 백신이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