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분석
"북한도 어려운 선택과 딜레마에 봉착"

북한이 지난 25일 시험 발사한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KN-23)에 핵탄두 1개를 장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1일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전술·전략 무기: 개발 동향과 핵 억제 교리 진화의 함의’ 보고서에서 “스커드, KN-23, KN-24(북한판 에이태킴스) 등 단거리 미사일에는 핵탄두 1발, ICBM(화성 15형)에는 2~3발, SLBM(북극성 3형)에는 2발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어 “다만 미국·러시아가 확보하고 있는 소형화 수준(중량 약 110~25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북한 조선중앙TV가 2016년 3월9일 공개한 원형 핵탄두를 보면 직경 60~80㎝, 중량은 400~500㎏ 정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또 “2020년 8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했고 일본 방위백서도 북한이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북한의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전 준비 시간이 짧아 사실상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KN-23, KN-24는 기존의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과 달리 고체연료를 사용해 기습능력이 강화되었고 표적 타격의 정확도도 크게 향상됐다”며 “액체 연료 방식인 스커드, 노동 계열 미사일은 발사 전 연료 주입에 30분~1시간이 소요돼 발사 전 한미 정보자산에 사전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KN-23, KN-24는 사실상 즉각 발사가 가능해 생존성과 기습발사 능력이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다면 이는 북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이라고 김 위원은 지적했다.
이어 “핵탄두가 충분히 소형화·경량화돼 전술 무기들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지면 한미 양국은 어떤 것이 재래식 무기인지 어느 것이 핵무기인지 구별하기 곤란해진다”며 “북한이 KN-23과 같은 이중용도 전력을 사용할 경우 한미가 핵무기 공격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재래식 타격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융통성의 제약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