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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니 잘 생각하라고” 노원구 피해자 생전 카톡에…

입력 | 2021-03-31 15:09:00

“피해자는 스토킹 당하는 입장, 가해자와 연인 아냐” 글 온라인에 올라와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인벤)



서울 노원구 ‘세 모녀 피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이가 ‘인터넷에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로 욕보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숨진 큰딸 A 씨의 지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A 씨에 대해 “워낙 밝은 친구이고, 성격에서도 모난 곳도 없고, 주변 사람에게 원한을 살 행동을 한 적도 없는 착한 동생”이라며 “어릴 적부터 고생 많이 하면서 자랐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숨진 날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온 천사 같은 동생”이라고 했다.

그는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어제까지는 A의 유족들이 조용히 장례를 마무리 짓고 싶다고 하셨고, 모든 일정이 끝난 뒤 SNS나 커뮤니티 등으로 공론화와 이슈화를 부탁한다고 하셨기에 오늘이 되어서야 이렇게 글을 적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터넷 글이나 관련 기사에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다고 했다. 특히 A 씨가 피의자와 연인 관계였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며 “오래 알고는 지냈지만 절대로 연인관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는 올해 1월쯤부터 스토킹 당하는 입장이었고, 피의자가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에 A 씨가 피의자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자 그때부터 앙심을 품고 이번 일을 계획하여 벌인 것 같다고 글쓴이는 추정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생전에 또 다른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자꾸 다른 번호로 (피의자) 연락이 온다. 무시했더니 또 번호 바꿔서 ‘마지막이니 잘 생각하라’고 하더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악마 같은 피의자 실명을 거론하지 못하고 이렇게 적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며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첨부했다. 그는 “하루 빨리 20만명을 넘겨 본 사건이 좀더 이슈화 되고 공론화 되어 수사가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29일 시작된 해당 청원에는 3일만인 현재 19만6000여 명이 참여해 정부의 답변 기준 충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과 20대인 두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피의자인 20대 남성을 체포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