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대사관 대응 소홀” 비판
커지는 아시아계 증오범죄 반대목소리 아시아계 여성을 상대로 ‘묻지 마 폭행’이 발생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건물 앞에서 지난달 30일 시민들이 ‘아시아인 생명도 중요하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곳에서는 한 흑인 남성이 건물 앞을 지나가는 65세 아시아계 여성을 발로 차 넘어뜨린 뒤 여성의 머리를 여러 차례 짓밟고 “넌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며 폭언한 사건이 일어났다. 뉴욕=AP 뉴시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주애틀랜타 총영사관과 현지 한인매체에 따르면 지난주 현지에서 열린 한인 여성 4명 중 2명의 장례식에는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가 아닌 경찰영사와 민원영사가 각각 참석했다. 김 총영사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이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해 저희로서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영사를 보냈다”면서 “다만 총영사인 내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이나 동포사회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유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영사는 비슷한 시기에 다른 한인의 장례식에는 참석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한인 참전용사의 운전면허증에 참전 사실을 기록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계속 협력해 온 단체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총영사는 외무고시 출신이다.
현지에서는 “유족 측이 장례식이 공개되거나 외부인이 오는 걸 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현지 교민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가장 위로받는 건 진정한 마음을 보았을 때인데, (추모행사나 장례식) 한 번 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냐”며 씁쓸해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채널A 유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