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의 편향적 행보가 4·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야권에선 TBS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는다며 TBS 재정 지원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여당에선 ‘김어준 없는 공포를 이기는 힘은 오직 박영선’이라며 지지층에 투표 독려를 하고 있다. 공영방송 시사 프로가 정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TBS는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출범할 당시엔 교통과 생활정보 제공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6년 ‘김어준의…’가 주력이 되면서 편파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 프로가 지난 3년간 받은 법정 제재 건수는 6건으로 시사 프로 중 최다 기록이다. 모두 객관성 규정 위반이 이유였다. 지난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청취자 평가에서는 특히 ‘중립성’ 항목에서 경쟁 프로보다 30점 이상 낮은 54점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서울시미디어재단TBS로 독립한 후로도 편파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예산의 70% 이상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데다 재단 이사장과 대표이사 임명권이 시장에게 있어 시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가 라디오 방송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제2의 TBS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의회는 민영 경기방송이 폐업하면서 반납한 황금 주파수를 활용해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마련한 자본금 150억 원으로 라디오 채널을 설립하기로 하고 관련 조례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그런데 도민들에게 교통과 재난정보 등을 제공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결국은 TBS처럼 운영 주체의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