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패배 후 오세훈 후보 적극 지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한 뒤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기 발을 보면서 최선을 다하면 어느 순간 목표에 가 있는 자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2018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풀코스 완주 요령을 이 같이 설명했다. 멀리 있는 목표만 보고 뛰면 금방 지치게 되지만 자신의 앞에 놓인 발을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뛰다보면 완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안 대표의 정치 행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야권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유세 현장을 적극적으로 누비며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출마 당시 정권 교체를 강조하며 야권의 단일화 경선판 자체를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1야당인 국민의힘 조직력이 살아났고, 오 후보가 중도 확장성을 내세우면서 초반에 잡았던 승기를 유지하지 못했다.
안철수 "전진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열린 순회 인사 및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당시 안 대표는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실제 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우며 권토중래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야권 정계 개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 추진 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는 단일화 패배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빨간 넥타이를 매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대표가 정치적 보폭을 넓힌 뒤 곧바로 차기 대선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권 교체를 위한 범야권 대통합을 강조한 만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차기 대선 주자들과 함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