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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병한 이후 부산광역시가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유흥주점에서 시작된 전파 고리가 지역사회 곳곳에 퍼진 탓이다.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현재로서는 한 동안 여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일 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에서 “부산은 내일부터 수도권과 동일하게 2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의 상황이 위험한 이유는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을 일으켰던 이태원발 확산세와 꼭 닮아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당시 검사에 불응하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까지 합치면 더 많은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수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킨데에는 감염 의심자들이 검사에 협조적이지 않거나 제대로된 출입 명부가 작성되지 않은 탓이 컸다.
실제로 당시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 방문 사실을 숨기고 역학조사에 혼란을 준 인천 학원강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해당 학원강사의 거짓말로 전파 고리는 6차, 7차까지 이어지며 연쇄 감염자가 교회를 참석하기도 해, 지역사회를 초긴장시켰다.
또 클럽에 다녀갔던 소수자들이 신분을 드러내기 두려워 진단검사를 피하는 등 방역당국이 전파를 차단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현재까지 업소 종사자와 손님들의 일제검사를 통해 발생한 누적 확진자만 136명에 이른다. 이 기간 부산 지역 전체 확진자의 40%가 넘는다.
문제는 관련 확진자가 추가로 더 나올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는 점이다. 지난 이태원발 집단감염처럼 진단검사에 주저하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여전히 많고, 동선 공개가 두려워 방역조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손님들이 많다는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업소 종사자들을 상대로 PCR검사에 서둘러 응해줄 것으로 강조하며 “우리가 빨리 (감염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코로나 문제는 (유흥)업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민 전체의 안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엎친데 덮진 격으로 부산은 유흥업소 뿐만 아니라 냉장업체 등에서도 연쇄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동래구 직장과 관련한 누적 확진자가 18명에 이르고 영도구 교회에서도 총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부산 뿐 아니라 대전도 확산세가 우려된다. 지난 달 22일 한 횟집을 방문한 20대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 이 횟집을 매개로 연쇄 감염이 발생했고, 누적 확진자만 17명이다.
횟집 연쇄감염은 인근 클럽으로 확산됐는데 횟집을 들렀다 확진된 20대 남성 1명이 인근 클럽 종사자로 밝혀졌다. 지난 달 19일부터 이 클럽을 방문한 사람이 전자출입명부를 통해 확인된 사람만 1000여명에 이른다. 확진된 클럽 종사자 1명은 보건소의 진단검사 요청에도 검사를 받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고, 방문 장소에 동행한 사람을 밝히지 않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처럼 부산과 대전 등에서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던 비수도권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주(25~31일) 수도권 하루 평균 확진자는 그 전주(18~24일) 보다 3.7명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31.9명이 늘었다.
윤태호 반장은 “지난 주까지 전국 확진자 비중이 수도권은 70% 이상, 비수도권 30% 미만이었지만, 이번 주는 비수도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수도권에서도 부산과 경남 진주, 거제, 강원과 대전,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늘고 있어서 지자체와 함게 중대본에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