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할 수 없는 17세 학생 연단 올려 지지연설 野 “20대 경험치 낮다더니, 나이도 확인 안하고 무리수”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이마트 목동점 앞에서 유세 활동을 벌였다. 유튜브에 올라온 현장 영상을 보면 박 후보가 먼저 연설을 한 후 사회를 맡은 전용기 의원은 “생애 첫 투표자이신 A 군의 지지연설을 듣겠다”며 마이크를 넘겼다.
연단에 선 A 군은 “저는 생애 첫 투표자는 아니고, 정청래 의원님 지역구에 살고 있다. 생애 첫 투표자라고 소개 하셨는데 사실 제 나이는 18세로 2004년생,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다”라고 정정했다.
이후 휴대전화에 준비해온 글을 읽어 내려갔다. A 군은 “중학교 때 사회 선생님이 ‘투표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했다”며 “최악과 차악중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이라고 말하는 도중에 갑자기 전 의원이 다가와 귓속말을 하고 갔다.
A 군이 다시 더듬거리며 이어가려 하자 전 의원이 재차 다가와 귓속말을 했고, A 군은 “아 네…그만하라고 하신다. 죄송하다”라며 연설을 끝냈다.
전 의원은 “A 군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많은 지지 연설을 들어봐야 하니 여기까지 하겠다”며 서둘러 마무리했다. A 군의 말을 끊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선거법 위반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60조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4년생인 A 군은 올해 만 17세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나이다.
조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이같이 쓰며 “4선 국회의원, 장관을 지낸 박 후보가 무리수를 동원한 것은 ‘20대는 역사적 경험치가 낮다’며 20대를 싸잡아 폄훼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 같다. 20대 무시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성년 여부도 따져보지 않고 10대를 파고들려 한 것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논란이 일자 박 후보 캠프 측은 “구글 독스로 (청년 연설자를) 모집했는데 실무자가 제대로 확인을 안해서 미성년자인 것을 알고 무대에서 내렸다”며 “A 군은 박 후보 지지자로 선의였다”라고 해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