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다짐대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지난해의 악몽은 되풀이되지 않았다. 실투로 역전 홈런을 맞았어도 뉴욕 양키스 타선을 압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은 2일 오전(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게릿 콜(5⅓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2실점)과 선발 맞대결 결과는 무승부였다. 두 에이스는 2-2로 맞선 상황에서 나란히 교체됐다.
이후 10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1.86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걸 고려하면, 초반 2경기가 너무 아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7월로 연기됐고 준비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게 문제였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올해 개막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그는 지난 3월 1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시범경기를 마친 뒤 “지난해에는 초반 2경기에서 부진했는데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한 류현진은 이날 6회말 1사 1루에서 92개의 공을 던진 뒤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 이닝에 타자 6명과 대결한 적도 없었을 정도로 양키스 타선을 잘 막았다.
그 외에는 깔끔한 투구였는데 양키스의 장타는 산체스의 홈런, 1개뿐이었다. 그만큼 양키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팔색조’ 전략에 고전했다.
1회말, 체인지업을 대비하던 애런 저지와 애런 힉스를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건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직구,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며 양키스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토론토의 에이스는 든든했다. 한 이닝에 주자 2명을 내보낸 건 5회말 2사 이후가 유일했으며 연속 안타 허용도 없었다.
비록 통산 60번째 승리를 놓쳤으나 후한 평가를 받을만한 투구였다. 완벽한 준비로 최고의 출발을 다짐했던 류현진은 약속을 지켰고, 가볍게 첫 걸음을 내딛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