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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MZ세대, 사무직 노조 설립 나섰다…“생산직과 거리두기”

입력 | 2021-04-02 10:03:00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그룹에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생산직 중심의 노조와는 다른 사무·연구직 노조다.

MZ세대로 불리는 8년차 이하 매니저들이 총대를 멨다. 기존 노조 방식과는 다르지만,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들은 카카오톡 채팅방과 네이버 밴드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대차그룹 사무연구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3000~4000명가량이 동참 중이며, 지난달 말 회의록을 공개하고 법적 문제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의 반란은 ‘성과급 문제’부터 시작됐다. 성과가 계속 나고 있음에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성과급을 낮추고 있다는 것.

특히 그동안 현대차는 연구·사무직과 생산직에게 똑같은 성과급 기준을 적용해 지급해왔다. 지난해 최저치인 ‘기본급 150%+120만원’로 결정되자 폭발했다.

사무·연구직들은 “현대차그룹은 경영악화를 핑계로 직원들에게 인건비 축소를 통해 과도한 원가절감의 짐을 떠넘기고 있다”, “경영진은 2018년 이후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과도한 규모의 충당금 설정으로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언론에 호도하며 계속 성과급을 낮추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이어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 꼼수가 아니라 최저임금 미달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성과급 책정에 있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기존 생산직 중심 노조와는 선을 그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파업이나 투쟁 등의 방식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그룹 직원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회장 위에 갓술(기술직)이 있는 것으로 표현했다. © 뉴스1

여기에 일부 직원들은 ‘갓술’(신+기술직)이라고 불리는 고연차 기술직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차 디자인이 단순한 것도 조립라인의 기술직들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골치가 아프다. 생산직과 MZ세대 사무·연구직 모두 안고 가야하는데 갈등이 표출되면 수습하기 어렵다.

타운홀 미팅에서 정의선 회장이 성과급 보상에 대해 보완할 뜻을 밝혔고,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달랬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사무·연구직 노조 설립을 추진중인 직원들은 “사무 품질 문제를 그렇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영진이 양산차량의 최종 품질을 담당하는 연구·사무직의 처우는 다운사이징하고, 경영진의 급여만 업사이징한다는 것은 코미디”라며 “문제를 근본부터 풀어갈 의지가 있는지 현대차그룹의 경영진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