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제공
강 코치는 KBL(한국농구연맹) 최고령 코치다. 코치 경력도 가장 많다. 전 감독이 “감독급 코치”라고 표현할 정도. 2002년 명지대 코치를 시작으로 SK, LG, 남자 농구 대표팀 등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그동안 각 팀에서 이상윤, 김태환, 김진, 허재 감독 등을 보좌했다. 코치로만 거의 20년 경력. 묵묵히 감독을 돕는 ‘그림자 참모’의 대명사다.
전 감독은 우승 확정 후 “강 코치가 옆에 있는 게 행운”이라며 우승의 큰 공을 강 코치에게도 돌렸다. 전 감독이 큰 그림을 그리고 선수단을 이끌 수 있도록 강 코치는 전력 분석과 선수 컨디션 등을 세밀하게 챙겼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전 감독에게 더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고 경기력과 경기 승패에 직결되는 핵심 정보를 빠르게 공유했다. 강 코치는 “감독님이 시키는 것만 하면 나도 외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의견도 감독님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 직접 ‘티칭’도 할 수 있다면 서로 외로움도 덜 느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긴박한 상황에서도 전 감독은 강 코치의 ‘팁’을 요긴하게 활용했다. 강 코치는 “감독님이 A라는 패턴을 하려고 할 때 B라는 패턴이 적격이라고 제안할 때도 있다. 확실한 정보가 없으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감독께서 흔쾌히 반영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이 정창영, 송교창의 포지션 변경을 고려할 때, 그렇다면 새 옷은 어떻게 입을지 세밀하게 분석해준 것도 강 코치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그림자로 살아가는 농구 인생, 경기 후 마시는 한 잔의 소주와 채워지고 쌓여가는 노트 로 마음을 위로하고 내일을 준비하게 만든다. 잠시 쉴 새도 없이 “KT 허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강 코치는 1~6라운드 KT와의 경기 노트를 돌려보며 분석에 빠질 예정이다.
“코치는 운명인 것 같아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는 감독 옆을 오래 보조를 맞추며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