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1.2.3 © News1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자동차와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협상이 사실상 불발로 끝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신속한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꼽혔던 P플랜(단기법정관리)은 물건너갔으며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가 이르면 다음주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생절차 개시 후에도 인수·합병(M&A)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2곳의 인수 희망자가 나타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엔 의문 부호가 따라다닌다.
4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와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법원 관계자는 “쌍용차와 HAAH의 인수 협상은 끝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HAAH를) 적극적 인수자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추진하던 P플랜(단기법정관리)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이 법원 관계자는 “이제와서 HAAH가 (투자자로) 들어온다 해도 P플랜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회생절차 개시까지 남은 시간은 1~2주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회생법원은 우선 이달 6일까지 쌍용차 채권자협의회(대표 채권자 산업은행)와 법원 관리위원회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는 구속력 있는 절차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래 회생법원은 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 비용예납명령, 대표자심문까지 절차를 모두 진행했다. 법원의 결심에 따라선 언제든지 개시 결정이 내려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쌍용차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494억원으로 2019년(2819억원) 대비 59%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자본잠식률 111.8%)에 빠졌다.
인수 의지를 가진 국내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국내 전기 상용차 업체인 에디슨 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투자 의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중소 사모펀드 현림파트너스의 계열사인 박석전앤컴퍼니도 지난달 31일 법원에 경영권 매수 및 투자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들의 자금력이나 실제 인수 의지가 있는지를 두고선 업계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 회사는 아직 쌍용차나 산은 등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이 신규자금 투입 등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제기된다. 산은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떤 지원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쌍용차가 이대로 법정관리로 향해 통상의 절차를 밟는다면 협력사의 줄도산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산은의 부담이다.
특히 정부의 고용 중시 기조를 고려한다면 결국 산은이 법정관리 후 대규모 신규 자금 투입에 나서는 방식으로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이를 위해선 쌍용차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제시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쌍용차 지원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볼 때 정치적 판단에서 자유롭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