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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천안함 재조사, 안건 상정 몰랐다” 軍진상위 위원들 폭로

입력 | 2021-04-05 03:00:00

유가족 “과장급 10명이 논의후 슬쩍 끼워넣은 것” 의혹 제기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위)가 지난해 12월 실무자급에서 천안함 피격사건 재조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상임·비상임위원 7인으로 구성된 진상위 전체회의에서 조사 개시가 의결됐지만, 일부 위원은 천안함 사건 재조사가 안건에 오른 것조차 몰랐다는 것.

1일 진상위를 항의 방문했던 고 민평기 상사의 형 민광기 씨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탁경국 진상위 상임위원이 지난해 12월 천안함 피격 사건 재조사는 진상위(전체회의)에서 논의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며 “과장급 실무자 10여 명이 논의한 뒤 진정인 요건 충족에 대해 이견이 있었지만 규정상 조사 개시 후에도 각하가 가능해 일단 재조사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진상위는 지난해 9월 ‘천안함 좌초설’을 제기해 온 신상철 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같은 해 12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의결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2일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7인 위원의 만장일치로 ‘각하’를 결정했다.

한 달에 한 번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지는 전체회의 안건에 이 사건은 ‘천안함’이라는 명칭 없이 ‘○○○ 등 사망사건’으로 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위원들이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회적 공분을 부를 수 있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진상위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아 위원들은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했던 셈이다. 민 씨는 “재조사 건을 은근슬쩍 (전체회의에) 끼워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비상임위원 중 한 명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4일 통화에서 “전체회의에서 그 안건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