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국가들과 벵골만 해상에서 사흘간의 ‘라 페루즈’ 훈련을 실시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가 주도하고 미국, 일본, 호주가 참여하던 라 페루즈 훈련에 인도가 마저 합류하면서 쿼드의 확장형인 ‘쿼드플러스’ 훈련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다.
쿼드는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4개국 안보협의체로,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훈련이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쿼드플러스 참여를 모색하는 행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쿼드 5개국 군함은 5일부터 사흘 간 인도·태평양을 함께 항해하는 프랑스 주도의 라 페루즈 해상 훈련을 실시한다. 인도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지난달 31일 관련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을 대규모 5개국 훈련으로 규정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긴밀한 해양 협력을 증진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난달 쿼드 국가들의 화상 정상회담 이후 실시되는 첫 합동 군사훈련이다. 쿼드 4개국은 지난해 11월 인도 주도의 말라바르 훈련을 함께했고, 지난달 28~31일 사이에는 인도·미국, 일본·호주, 일본·미국 등 개별 양자 군사 훈련을 각각 실시한 바 있다.
인도의 라 페루즈 훈련 참여로, 이번 훈련은 쿼드 4개국과 프랑스가 참여하는 쿼드플러스 형태를 띄게 됐다.
싱가포르 소재 라자라트남 국제문제연구소(RSIS) 국방전략연구소의 콜린 고 스위 린 연구위원은 “이번 훈련이 정례화된다면 분명히 의미 있을 것”이라며 “이번 훈련이 잘 이뤄지면 다른 나라들이 유사한 형태로 쿼드와의 협력을 고려하는 고무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이 잠재적인 쿼드플러스 파트너 명단에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에 대항하는 쿼드와의 연계를 경계하지만, 쿼드 개별 회원국과의 양자 또는 소규모 합동 군사 훈련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국립대 남아시아연구소의 요게시 조시 연구원은 “주요국이 모두 중국의 행동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중국의 주장을 저지하기 위해 협력한다면 애당초 중국의 행동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낼 것”이라면서 “일단 인도·태평양 해역에 우호적이지 않은 해상 훈련이 빈번해지면 중국은 우발적이고 의도치 않은 긴장 고조의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