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5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후보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한 세트였지 않았나. BBK 사건 등에서처럼 거짓말 하는 시장을 원하지 않는다.”(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박영선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 당 인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보궐선거 발생시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두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거친 언사를 사용하면서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엮어 싸잡아 비판했고, 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朴 “처남 기자회견해라” 吳 “쓸데없는 증인만 만들어 내”
두 후보는 이날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두고 격돌했다. 박 후보는 “2002년 오 후보가 이명박 서울시장 대변인을 하고 2005년 측량 진행이 된 뒤 2006년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 위한 설계용역을 시작했다”며 “측량은 (오 후보가) 모르게 진행된 일이냐”고 했다. 이어 당시 서울시에서 김모 국장의 승진 사실을 언급하며 “이 사실만 봐도 내곡동 땅 개발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최초 (측량) 신청일은 제가 시장 취임하기 전이고, 이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 때 국책사업으로 지정돼 협의가 진행중이었다”고 맞받았다. 또 “쓸데없이 측량장에 가서 증인들을 만들어낼 것이 아니라 서울시에 근무하던 분 중에 한 명이라도 내곡동 땅이 지구지정 과정에서 제가 관여한 것을 밝혀내 보시라고 초기에 제안했는데, 결국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측량 현장에 방문했다는 오 후보의 처남에 대해서는 “왜 (처남은) 조용히 있나. 처남이 거기에 가셨으면 나와서 기자회견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 한 번이면 완전히 해결된다”며 “진실을 밝히려면 내버려 두면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 후보의 내곡동 측량 현장 방문을 주장한 내곡동 생태탕집 사장 아들 A씨는 당초 기자회견을 열어 오 후보의 방문 사실을 밝히겠다고 공지했다가 취소했다. A 씨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생태탕집 사장인 어머니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 후보가 왔는지 기억이 없다’고 하면서 증언의 신뢰성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까봐 그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 ‘임대차3법’ ‘용산참사’ 두고 설전
오 후보는 이날 “임대차3법에 대해서는 전혀 반성의 여지가 없냐”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주로 공략했다. 박 후보는 “방향이 맞다”면서도 “개혁을 할 때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관해서 좀 더 국민에게 호소했어야 한다. 그 부분을 놓쳤다”고 했다. 오 후보가 재차 “임차인의 설움을 생각하면 임대차3법을 고쳐야 하지 않냐, 앞으로 2,3년동안 (전셋값이) 계속 오를텐데 괜찮냐”고 따지자 박 후보는 “전세 사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 후보가 가진자 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상대 후보에 대한 칭찬을 요구하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언변과 패션감각’을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지닌 여성정치인으로서의 ‘집념과 열정’을 꼽았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