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업들의 재택근무 성공 노하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는 근로자들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정부는 재택근무를 잘 시행하는 기업을 근무혁신 우수기업으로 선정해 혜택을 준다. 사진은 한 근로자가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매뉴얼 만들고 자율적인 재택근무
5일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재택근무 등 혁신 근무를 도입한 중소·중견기업 중 100곳을 ‘2020년 근무혁신 인센티브제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높인 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는 제도로, 뱅크샐러드는 재택근무 특화 기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뱅크샐러드의 재택근무 해법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매뉴얼이었다. 회사는 해외기업 등에서 재택근무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기본 규칙을 만들었다. 핵심은 ‘오전엔 회의, 오후엔 업무’ 등 단순하게 짠 업무 일정이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도입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리듬에 맞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는 재택근무 도입 1년이 지난 지금도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다.
광고대행사인 캐러트코리아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업으로 꼽힌다. 직원 10명 중 9명이 주 1회 재택근무를 하는 이 회사는 재택근무 시행과 동시에 인프라부터 구축했다. 직원들에게 재택근무용 노트북을 지급하고, 언제 어디서든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컴퓨터 보안 시스템을 새로 도입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중 일부는 ‘감시받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일의 진행 상황을 여러 번 확인하며 생기는 일이다. 캐러트코리아는 직원들이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바꿨다. 직원들의 업무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근태관리 시스템을 바꿔 흔히 발생하는 이중 삼중 보고를 방지한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하면서부터는 출퇴근 시간에 아침을 먹고 업무계획을 짜며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새로운 일상’이 된 재택근무
취업규칙에 ‘재택근무 시행’을 못 박은 기업도 있다. 자동차용품 제조업체 불스원 사례다. 이곳은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3∼10월 모든 부서가 의무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회사도 집에서 일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도왔다. 아예 지난해 8월에는 취업규칙을 바꿔 누구든 요청만 하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했다.
고용부와 노사발전재단은 27일까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근무혁신 인센티브제 참여 신청을 받는다. 참여하는 기업은 초과근로 단축,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실시, 연차 휴가 활성화 등의 근무혁신 계획을 세워 3개월 동안 이행하면 된다.
평가를 거쳐 우수기업에 선정되면 최대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근무혁신 기반시설 구축비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등에서도 대출 금리를 우대받게 된다. 또 3년 동안 정기 근로감독 면제, 고용장려금·근로자 휴가지원 등 각종 정부 사업 참여 시 우대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자세한 신청 요건과 평가 기준 및 혜택은 노사발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