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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오범죄속 첫 아시아계 뉴욕시장 유력

입력 | 2021-04-06 03:00:00

대만계 앤드루 양 여론조사 1위



폴리티코 화면 갈무리


‘앤드루 양은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유력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로 떠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4일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시장 후보인 대만계 미국인 앤드루 양 씨(46)를 집중 보도하며 “뉴욕이 반(反)아시아계 폭력의 진원지가 된 가운데 양 씨가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4∼6일 미국 에머슨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32%가 양 씨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2위는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자치구 의장으로 19%의 지지를 받았다. 2월 폰타스어드바이저스-코어디시전애널리틱스 여론조사에서는 양 씨가 28%, 애덤스 의장은 17%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선거가 열리는 11월 2일 ‘최초의 아시아계 뉴욕 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씨는 그간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한 비판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그는 지난달 16일 아시아계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이틀 뒤(18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평생 아시아인이었고, 끊임없이 무시, 조롱, 그리고 경멸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인의 얼굴을 하고선 미국인이 될 수 없다는 그 느낌은 사악하고 혐오스러운 무엇인가로 전이됐다”고 덧붙였다.

뉴욕에서 대만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브라운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벤처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정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중도 사퇴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양 갱(Yang Gang)’이라 부르며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각성하며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