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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심해지는 확률형! 시즌패스, 인앱광고 등 변화가 필요하다

입력 | 2021-04-06 15:41:00


최근 대형 게임사 게임들을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돈을 써서 남들보다 더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모바일 게임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요금 방식이나, 확률에 확률을 더하는 이중 뽑기 요소들까지 확산되면서,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유동수 의원이 중복 확률형 아이템 뽑기를 금지하는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에서 이를 주목하고 있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가 시작될 수도 있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최근 몇 년간 확률형 아이템의 달콤한 수익률에 빠져, 매출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제 공공의 적으로 몰리지 않으려면, 설득력 없는 자율규제 대신 확률형 비중을 낮추고, 다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확률형 뽑기 위주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출처=게임동아)


최근 게임업계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보완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시즌패스 상품이다. 시즌패스는 배틀그라운드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개념으로, 일정 기간 동안 진행되는 시즌마다 구매자들에게 특정 미션을 걸고, 이를 달성하면 매력적인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배틀그라운드처럼 게임 특성상 확률형 뽑기가 안 어울리는 게임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A3 스틸 얼라이브, 세븐나이츠2 등 확률형 뽑기와 시즌패스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게임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즌패스(출처=게임동아)


그냥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미션을 달성해야만 보상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DAU(일일이용자)를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금액 대비 더 많은 보상을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시즌 패스의 가성비를 직접 체험한 이들은 시즌이 종료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다시 구매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시즌 종료 후 새로운 시즌 패스를 판매할 때마다 매출 순위가 상승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터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시즌패스와 캐릭터 꾸미기가 주력 수입원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지난해 매출 26억 달러(약 2조 9,354억)으로 전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했다고 한다.

세븐나이츠2에 도입된 시즌패스(출처=게임동아)


게임 내 광고를 시청하면 다양한 보상을 지급하는 인앱 광고 모델도 효과적인 보완책이 될 수 있다.

인앱광고는 효과적인 수익모델을 찾기 힘든 캐주얼 게임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인앱결제 요소가 강한 게임들은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긴 하다. 자사 게임 이용자들에게 다른 게임을 홍보하는 상황이 되고, 결제해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인앱광고 형태로 출시를 하고, 광고가 거슬릴 때 결제를 하면 광고가 사라지는 방식으로 서비스되는 게임들도 많다.

다만, 요즘에는 인앱광고를 보상과 연동되는 형태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인앱결제 모델과 인앱광고 모델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인앱광고가 들어가기는 하나, 죽었을 때 이어하기, 클리어 보상 증가 등 특정 상황에서 원하는 이들만 광고 시청을 선택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이 직접 광고 시청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의 흐름에 방해되는 것도 아니고, 잠깐의 귀찮음을 대가로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어 결제 부담이 줄어드니, 오히려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2019년 인디 게임 돌풍을 일으켰던 하비의 궁수의 전설이 인앱결제와 인앱광고를 효과적으로 잘 조합해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게임이다.

인앱결제와 인앱광고를 혼합한 궁수의 전설(출처=게임동아)


보통 인앱광고가 주요 수입원인 캐주얼 게임들은 인앱광고 수익이 스토어 매출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궁수의 전설은 인앱광고를 통해 결제 부담을 덜어 전세계 50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했으며, 많은 이용자 덕분에 부담이 크지 않은 소액 결제 상품으로도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 안에 합류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가 인앱광고 모델의 확대 덕분에 지난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넷마블의 마구마구 등도 인앱결제 모델에 추가로 인앱광고 모델을 더해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인앱광고는 인앱결제와 달리 스토어와 연관된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결제 수수료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물론, 이 시즌패스나 인앱광고 추가로 현재 확률형 아이템의 수익률을 보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다운로드 수가 몇백만인 모바일MMORPG들이 몇천만 다운로드를 자랑하는 해외 유명 게임들과 매출을 나란히 한다는 것은 확률형 아이템의 놀라운 수익률을 말해준다.

다만,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계적으로 큰 시장인 북미, 유럽 등에서는 페이투윈을 싫어하는 문화로 인해 돈을 써서 경쟁하는 구조인 확률형 아이템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는 모바일MMORPG들이 북미, 유럽은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확률형 아이템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해외 게임이라고 확률형 아이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뽑기를 재미 요소로 활용하는 것과 소비자들이 불합리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하이퍼캐주얼의 비중이 커지는 해외 모바일 게임 시장(출처=게임동아)


결국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수익률이 좀 떨어지더라도 몇천만 이용자에게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과, 소수의 인원에게 한계까지 뽑아먹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게임 장기 흥행에 유리한지는 굳이 게임 마케팅을 공부하지 않아도 명확히 답이 나오는 문제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의 높은 수익률에 반해 모바일MMORPG 장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비중이 대폭 증가한 상태다. 또한, 국내 모바일MMORPG 이용자들 역시 확률형 아이템의 높은 과금 유도에 반발을 보이며 트럭 보내기, 국민청원 등 실력행사에 나서는 중이다.

확률형 아이템이 주는 엄청난 수익률이 달콤해 보이겠지만, 국내를 벗어나 세계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보안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kn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