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가 80억 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통틀어 가장 비싼 가격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5일 구현대 전용면적 245㎡가 80억 원에 거래됐다.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67억 원)보다 13억 원 높은 가격이다.
전용면적 245㎡는 옛 80평형으로 3.3㎡당 가격이 1억 원에 달한다.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수뿐만 아니라 초대형 평수에서도 소위 ‘평당 1억 원’ 거래가 나온 것이다.
이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한 결과로 보인다.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들은 정부가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한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를 피하려고 조합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유력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35㎡ 초과) 평균 매매가격은 22억1106만 원으로 201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22억 원을 넘었다. 1년 전(19억5853만 원)보다 13%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21%)보다 낮지만,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는데도 대형 아파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