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누군가를 애도하는 것은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다. 문학이 애도에 유독 민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김화진 작가의 단편소설 ‘사랑의 신’도 그러하다.
소설의 화자는 불어난 계곡물에 뛰어들었다가 죽은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이다. 그는 시간이 꽤 흘렀어도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동생을 대한다. 장마철인데 계곡물에 들어가다니 왜 그렇게 과신과 과시가 심한 거니. 그렇게 윽박지름으로써 동생을 죽음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으려는 것이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동생이 아직 살아 있다.
이러한 심리를 더 잘 보여주는 게 ‘공룡시대’라는 만화영화에 대한 화자의 반응이다. 엄마공룡은 육식공룡과 싸우다 죽어가면서 아기공룡 리틀풋에게 말한다. “곁엔 없지만 항상 너와 함께일 거야.” 죽어도 너의 마음속에 살아 있을 테니 죽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보통 우리는 이러한 식으로 애도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슬퍼하다가 결국에는 그의 부재를 기억과 추억으로 대체한다. 이게 애도의 상식이다. 그런데 화자에겐 그렇게 살아 있는 건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