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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쾨닉 대표작가 20여명 ‘맛보기’… 청담대로 내려다보기는 ‘덤’

입력 | 2021-04-08 03:00:00

‘쾨닉 서울’ 개관전 내달 1일까지
패션업체 MCM 건물을 갤러리로



독일 작가 노르베르트 비스키의 아크릴화 ‘Apokryph’(2020년). 쾨닉 서울 제공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쾨닉 서울에서 열리는 이 갤러리 개관전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을 떠올리게 한다. 2002년 독일 베를린에 문을 연 쾨닉은 다양한 표현매체를 사용하는 소속 작가 40여 명을 보유한 갤러리다. 2017년 영국 런던에 이어 두 번째 해외지점을 서울에 오픈하면서 대표 작가 20여 명의 작업을 모아 선보인다.

2005년 성주그룹이 인수한,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패션업체 MCM의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MCM HAUS 건물 5층과 옥상을 갤러리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요한 쾨닉 총괄대표는 최근 열린 개관전 기자간담회에서 “2년 전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 한국 현대미술 시장의 성장세에 깊은 인상을 받고 한국에서의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구정아 작가가 이 갤러리 소속이다. 그의 작품은 이달 말 전시작품 재배치 시점에 공개된다. 덴마크 작가 예페 하인의 설치작품 ‘You Make Me Shine’, 오스트리아 작가 에르빈 부름의 브론즈 조각상 ‘Kastenmann’ 등 찬찬히 뜯어보면 흥미로운 작품들이 적잖다.

하지만 이벤트 홀 등으로 쓰던 공간의 용도를 변형한 뒤 처음 마련한 전시여서인지 일목요연한 흐름이 없다. 어떤 작품이든 자리한 공간과 영향을 주고받기 마련인데 각각의 작품이 차지하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몇몇은 안쓰러운 느낌마저 준다. 이웃한 작품과의 호응도 뚜렷하지 않다. 최수연 쾨닉 서울 대표는 “이번 개관전은 소속 작가 소개에 주안점을 둔 전시다. 본격적인 전시 기획은 5월 8일부터 열리는 독일 작가 요린데 포크트의 개인전부터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할 계획이라면 옥상정원에서 작품과 함께 주변의 거리와 건물들을 여유 있게 둘러보길 권한다. 청담동은 일반에 개방된 고층건물이 많지 않은 동네다. 접근하기 수월하지 않은 각도에서 조망해볼 기회로 삼을 만하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