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야당, 서울-부산 시장 모두 승리
‘만감 교차’ 오세훈… 침통한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 재·보궐선거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젖히며 생각에 잠겨 있다(위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오후 10시경 여의도 당사를 찾았지만 개표상황실을 거치지 않은 채 건물을 나섰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사진공동취재단
8일 0시 30분 현재(개표율 59.20%)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164만109표(56.88%)를 얻어 115만2056표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39.95%)보다 16.93%포인트 앞섰다. 7일 오후 8시 15분 발표된 KBS MBC SBS 공동 출구조사에서도 오 후보가 59.0%로 박 후보(37.7%)를 크게 앞섰다. 오 후보는 이날 밤 12시 무렵 당사에서 “고통 속에 계신 많은 시민들을 보듬어달라는 취지의 지상명령으로 받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부산(개표율 89.89%)에서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득표율 63.07%로 34.04%에 그친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크게 앞섰다. 김 후보는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에 겸허히 승복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반면 10년 만에 서울 탈환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부터 시작된 전국 단위 선거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과 부산에서 완승을 거둔 국민의힘은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등 여권발 부동산 악재가 결국 이번 선거를 ‘부동산 심판 선거’로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개표 결과 오 후보는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박 후보를 앞섰는데 그중에서도 종합부동산세와 공시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 3구는 오 후보에게 70% 안팎의 몰표를 보냈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서울 동북권에서도 오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다.
이런 양상은 이날 야권 우세 지역에서 유독 높게 이어진 투표율 흐름부터 이미 예견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장 잠정 투표율(사전투표 합산)은 58.2%였는데 서초(64.0%) 강남(61.1%) 송파구(61.0%)가 투표율 1∼3위를 차지했다. 재건축 단지가 많은 양천(60.5%) 노원구(60.0%)도 60% 문턱을 넘었다. 이번 투표율은 역대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재·보선 중 최고치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