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의원들 “특정지역 정당 한계 극복해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1.4.8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은 근본적 혁신과 변화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투성이다.”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면서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가장 심각한 것은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며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전국 선거 연패 끝에 5년 만에 승리를 일궈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정책 등에 성난 민심이 정권 심판을 한 것이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영남정당’ 이미지 탈피 등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정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낡은 보수의 껍질을 과감히 버리고 시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에서계파 정치와 극우 이미지 등이 부활할 경우 국민이 또다시 실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도 퇴임사에서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앞서 신원확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아울러 고차방정식과 같은 야권 대통합 과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도 풀어야할 숙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잡고 야권 재편을 나선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선 주자들을 포함된 대통합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질 경우 재보선 민심을 내년 3월 대선까지 이어갈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국민의당과 먼저 합당한 뒤 전당대회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이달 4일 서울 서초구 한강공원을 찾아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스1
국민의당 안 대표는 야권 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는데 뜻을 같이 하는 범야권이 모두 합쳐야 비로소 정권교체를 바라볼 수 있다”며 “혁신·통합·미래·번영을 핵심가치로 삼아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수권 대안세력의 모습을 보여드릴 때만이 대선 승리도, 대한민국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