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일인 7일 오후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부산진구 김영춘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2021.4.7 © News1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4·7 보궐선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에 거의 2배에 가까운 표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형준 당선인이 62.67%의 득표율로 34.42%에 그친 김 후보를 무려 28%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김 후보는 7일 출구조사 발표 후 약 2시간 뒤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에 겸허하게 승복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의 정치 인생도 비교적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 후보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20대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2000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2004년 총선(열린우리당 소속)까지 재선에 성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지역구는 서울 광진구였지만, ‘지역주의 타파’를 일구겠다는 일념 하나로 10여년 전 고향 부산으로 다시 내려왔다. 하지만 부산행 직후 치러진 2012년 총선 때 부산진갑 지역구에서 나성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에 패했다.
4년 뒤 20대 총선에선 3선에 성공해 다시 여의도 정치에 다시 발을 담갔다. 1년 후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지내 차기 부산시장, 차기 대권 주자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같은당 소속인 오거돈 전 시장의 부하직원 강제추행으로 인한 중도 하차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
온화한 카리스마 정치인으로 알려진 김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 내내 엘시티 특혜분양, 딸 입시비리 등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의 의혹을 추궁하는 데 집중했다. 결과적으로는 그의 네거티브 공세가 사실상 박 후보의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비록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표차로 완패했지만, 민주당 소속인 오 전 시장의 성범죄로 인한 선거였다는 점 그리고 LH 사태 등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정권 심판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김 후보의 개인적 역량으로 승리를 따내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악재 속에서 치른 선거에서 김 후보가 최선을 다했다는 호평도 나오지만,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패배인 탓에 그의 정치적 위상에는 다소 내상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는 김 후보의 말을 두고 약 1년을 앞둔 내년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부산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