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의 차량 전복 사고는 제한속도의 2배에 달하는 과속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한국시간) 앨릭스 비야누에바 LA카운티 보안관은 우즈가 사고 당시 제한속도가 45마일(시속 약 72㎞)인 도로에서 84~87마일(약 135~140㎞)로 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가파른 내리막길 곡선 구간에서 중앙분리대를 넘어 나무를 들이박을 때 속도는 75마일(약 120㎞)을 기록했다. “안전하지 못한 속도로 주행했고 커브에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주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사고 당시 우즈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블랙박스(data recorder) 분석 결과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전혀 없었고 가속 페달에 99%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기 때문. 도로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은 스키드 자국이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당시 우즈가 약물이나 술에 취해 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위한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다만 우즈는 당시 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기록은 우즈의 동의를 얻어 공개됐다.
사고 후 다리, 발목 수술을 받은 뒤 플로리다 주 자택에서 회복 중인 우즈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를 도우러 와주고 911에 전화를 해준 선한 사마리아인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회복과 가족에게 계속 집중할 것이다. 어려운 시간동안 받은 압도적인 지지와 격려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과속 관련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한편 우즈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시즌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8일 개막하면서 그의 상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2승에 메이저대회에서만 15승을 달성한 우즈는 그 중 5승을 마스터스에서 거머쥐었다. 지난달 우즈의 집을 방문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모두가 그를 다시 이곳(마스터스)에서 보고 싶어 한다. 우즈도 내년에 이곳에 서기 위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절친한 사이인 우즈를 그리워하며 호랑이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