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리그 6개팀 128경기 개막 프로진출 좌절-방출 겪은 선수들, 패자부활전 꿈꾸며 구슬땀 신생팀-스타 코치진 합류로 활기
‘2021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가 7일부터 경기 광주시 팀업캠퍼스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연천 미라클과 용인 빠따형의 경기 장면. 경기도 제공
“프로야구 1군에 들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올 거라 믿습니다.”
김동진 씨(24)는 지난해까지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파주 챌린저스 내야수로 뛰다 2021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경기도리그 2년 차였던 지난해 타율 1위(0.443·131타수 58안타)에 올랐다. 184cm, 84kg으로 내야수로는 건장한 체격이지만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넓은 수비 범위까지 인정받아 1133명이 참여한 드래프트에서 43번째로 ‘김동진’이라는 이름 석자가 불렸다.
김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프로에 입문하는 영광도 얻었다”며 “하루 10시간 이상 훈련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프로에서도 꼭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 야구 유망주의 ‘패자부활전’
그는 속초 설악고에서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한 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회복이 늦어지면서 선택한 것이 군 입대였다. 평범하게 군 생활도 마쳤지만 야구공을 다시 잡기에는 두려움도 앞섰다. 2018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입단한 곳이 파주 챌린저스였다.
김 씨처럼 프로에 가지 못했거나 방출된 선수들이 모여 ‘패자부활전’을 꿈꾸는 리그가 바로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다. 7일 광주시 팀업캠퍼스에서 고양 위너스와 파주 챌린저스의 경기로 올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올해 리그는 △연천 미라클 △고양 위너스 △파주 챌린저스 △성남 맥파이스 등 기존 리그 4팀과 신규 창단된 △광주 스코어본하이에나들 △시흥 울브스 등 6개 팀 1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10월까지 팀당 40경기와 결선 등 128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 스타 선수 코치진 합류 노하우 전수
올해는 유독 스타 선수들이 코치진에 많이 합류했다. 송진우 전 한화 총괄코치가 광주 스코어본하이에나들 감독을 맡았고, 신경식 전 LG 코치는 성남 맥파이스 사령탑이다. 시흥 울브스 감독에는 진야곱 전 두산베어스 투수가 선임됐고 타격코치는 윤석민 전 SK 타자가 맡았다. 송진우 감독은 “선수들 의욕이 넘친다”며 “작지만 내가 가진 노하우를 전수해 최소 2, 3명은 프로리그로 보낼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경기도, 유튜브로 전 경기 중계
리그는 2019년 경기도의 후원으로 시작됐다. 올해만 운영비와 배트, 야구공 등 물품비 7억 원을 지원한다. 경기도체육회 종목단체인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일반부)에 독립야구단을 등록해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프로야구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잃지 않고 프로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 유튜브 채널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를 통해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다. 인플루언서 유튜버를 활용해 독립야구단 유튜브 채널과의 연계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인용 경기도 체육과장은 “연고 지역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홈구장 경기를 하고, 프로구단 2군 팀과 대학야구팀과의 교류전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