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후폭풍]서울시장 구-동별 득표율 분석 吳득표, 3년전 김문수+안철수보다 강남-성동-서초구서 18%P씩 늘어 부동산 분노에 與지지층 돌아선듯…‘처가땅 논란’ 내곡동서 64%로 압승 2030 많은 신촌서도 24%P 앞서…박영선, 425개동 중 5곳서만 이겨
오세훈 서울시장이 큰 격차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선 데에는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구’를 비롯해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과 광진, 강동구 등 한강을 끼고 있는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의 득표율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 시장은 서울 25개 구는 물론이고 서울 425개 동(洞) 전체에서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마포구 성산1동 등 5개 동을 제외한 420개 동에서 승리했다.
○ 오세훈 당선의 숨은 핵심 지역 ‘마용성’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시장선거 당시 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 합은 42.9%였다. 반면 오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이보다 약 15%포인트 늘어난 57.5%를 얻었다. 2위는 성동구로 집계됐다. 오 시장은 성동구에서 59.8%를 얻어 2018년 보수 진영(41.3%)보다 18.4%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특히 성동구 내 17개 동 가운데 오 시장의 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옥수동(68.9%)이었다. 옥수동은 한강변을 끼고 있어 재건축과 재개발에 민감하고, 성동구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한다.
3, 4위는 서초, 송파구가 차지했다. 이 지역들은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이지만, 2018년에 비해 이번에 야당으로 더 결집한 것이다. 이어 광진구(17.4%포인트) 강동구(16.2%포인트) 용산구(15.9%포인트) 마포구(15.8%포인트)도 2018년과 비교해 득표율 차이가 컸다. 마포구는 2018년 보수 진영에 40%가 채 안 되는 39.3%의 표를 줬지만 이번 오 시장에게는 55.1%를 몰아줬다.
‘마용성’에서 야당 지지표가 쏟아진 것은 현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월간동향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2018년 6월 대비 3월 현재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구는 영등포(11.33%) 마포(10.89%) 노원(10.56%) 용산(9.91%) 성동구(9.6%) 순이었다.
특히 올해 성동구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25.27%, 마포구는 20.36%, 용산구는 15.24% 올라 강남, 서초구의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 吳, 내곡동에서는 朴 더블스코어로 눌러
동별 득표율 분석에서도 오 시장은 서울 전체에 걸쳐 고른 득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 기간 내내 오 시장의 ‘셀프 보상’ 의혹과 측량 방문 여부를 놓고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서초구 내곡동에서 오 시장은 박 후보(33.4%)의 두 배에 가까운 64.4%의 표를 얻었다. 오 시장은 지난해 4·15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광진을에서도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광진을 지역 중 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화양동에서 오 시장은 56.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박 후보는 내리 3선을 했던 구로을에서도 오 시장에게 패했다. 구로을 지역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신도림동에서 박 후보는 39.0%를, 오 시장은 58.6%를 각각 얻었다.
오 시장은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서대문구 신촌동에서도 박 후보를 24.2%포인트 차로 누르며 젊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노원구는 박 후보가 선거 기간에 가장 공을 들였던 곳 중 하나다. 그러나 노원구 중계1동에서도 박 후보는 오 시장에게 패했다. 서대문구(2석)와 노원구(3석)는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석권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 시장 압승의 배경에 2030세대의 지지와 성난 부동산 민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역”이라고 했다.
2018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은 서울 96개 동에서 30%대 득표율을 기록했고,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29.9%에 그쳤다. 그러나 오 시장은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구로구 구로3동에서도 44.4%를 얻는 등 서울시내 모든 동에서 40% 이상을 얻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이새샘·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