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사거리 4중 추돌사고로 중태에 빠진 피해자가 100여 명의 도움으로 수술에 필요한 혈액을 확보했다.
9일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전날 사고 피해자 김모 씨(21)를 위해 107명이 지정 헌혈을 해 혈액 4만 2800㎖가 모였다.
제주혈액원 관계자는 “평일 평균 70~80건의 헌혈이 이뤄지지만 어제는 그보다 두 배가 많은 152명이 헌혈을 해주셨다”라며 “김 씨의 아버지의 헌혈을 부탁하는 글이 오후에 올라왔음에도 많은 분이 헌혈에 동참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씨의 아버지는 SNS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도움을 받았다”라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걱정이 앞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고맙다. 현재 딸은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경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앞으로 1주일이 고비이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분이 걱정해주셔서 아마 금방 일어날 것 같다”라고 했다.
앞서 부친은 SNS에 교통사고를 당한 딸의 출혈이 심하고 긴급 수술을 진행하면서 피가 많이 모자란 상황임을 알리며 지정 헌혈을 부탁했다.
이 소식을 접한 도민들은 줄이어 제주혈액원과 헌혈의 집을 찾아 지정 헌혈을 했다.
이 사고로 여행객 등 3명이 숨졌고, 제주대 학생 31명 등을 포함 5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의 원인을 화물차 브레이크 과열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직전 내리막길에서 잠시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장면이 있다”며 “제주항의 적재 시간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운전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 A 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